밀양 송전탑이 韓電 신용 좌지우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8일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것은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전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A1(상위 5위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디스는 밀양 송전탑이 완공되면 한전의 재무 상태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전 가동으로 발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원전의 발전 단가는 ㎾h당 49.8원이다. 액화천연가스(LNG·162.54원)보다 세 배가량 싸다. 신고리 3·4호기의 발전 용량인 2800㎿의 전력을 발전 단가가 높은 LNG나 유류발전기가 아닌 원전에서 생산하면, 한전의 연간 영업 현금흐름(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더한 것)이 1조~1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무디스는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전의 연간 영업 현금흐름인 3조9000억원의 26~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무디스는 “밀양 송전탑은 장거리 송전 시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완공되면 에너지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양 송전탑 공사는 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경남 창녕군의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대형 공공사업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기장군과 양산시·밀양시 등 5개 시·군을 지나는 90.5㎞ 구간에 송전탑 161개를 건설해왔다. 이 중 밀양시 구간 52개가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 2일 재개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