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가짜 주민등록증으로 유흥업소에 취업했다면 주민등록증상 사진과 실물을 제대로 대조하지 않은 업주에게 청소년보호법 위반죄를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16~17세 청소년을 고용한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김모씨(52·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발표했다. 전북 익산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김씨는 청소년인 송모양 등 3명을 고용해 손님들에게 술을 따르게 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접객행위를 하게 했다. 송양 등은 고용 당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보여줬으며 김씨는 실물과 사진이 다른 점을 의심했으나 별다른 추가 확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들을 고용했다.

재판부는 “청소년이 신분과 연령을 감추고 취업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업주는 주민등록증상의 사진과 실물을 자세히 대조하거나 추가적인 연령확인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송양 등이 제시한 주민등록증만 확인하고 접객행위를 하도록 한 것은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