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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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앙은행(Fed) 새 의장에 재닛 옐런 현 부의장(67)을 공식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벤 버냉키 현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 지명자는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정책 의무를 지닌 Fed의 의장직을 넘겨받기에 강인하고 검증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옐런 지명자는 의회 인준을 받으면 내년 1월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게 된다.

Fed 의장직은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이자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옐런 부의장은 의회 관문을 통과하면 연준 사상 첫 여성 의장일 뿐 아니라 선진국을 의미하는 G7(주요 7개국)의 첫 중앙은행 여성 수장이기도 하다.

또 1979년 취임한 폴 볼커 전 의장 이후 첫 `민주당원' 의장이 되며, 부의장이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로도 기록된다.

대다수 전문가는 옐런 지명자가 2010년부터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QE) 시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Fed의 현행 금융·통화 정책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이날 지명을 받는 자리에서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리세션(경기후퇴)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력을 더 강화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Fed의 의무는 모든 미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국민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가족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 며 "Fed가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옐런 지명자는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 조교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로 일했다.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에 이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맡았다. 2004∼2010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로 근무한 뒤 지금까지 연준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남편은 '정보 비대칭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 애커로프 교수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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