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정보기술과 금융·의료 융합…KT,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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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간 컨버전스 추진
非통신 분야 매출 지난해 6조8000억원
가상재화시장 주력…콘텐츠 중심의 ICT기업 될 것
非통신 분야 매출 지난해 6조8000억원
가상재화시장 주력…콘텐츠 중심의 ICT기업 될 것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융합)를 이끄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자.”
이석채 KT 회장(사진)은 올해 1월2일 경영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ICT를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 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라는 주문이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가상재화 등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미래 사업 모델을 찾으라고 했다.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 상태다. 게다가 KT 점유율이 높은 유선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이 회장은 컨버전스와 가상재화 사업을 키워 성장 정체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컨버전스로 신사업 창출”
KT는 비씨카드(금융),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KT렌탈 등의 인수를 통해 이종 산업 간 컨버전스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2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최대다. 비(非)통신 분야 매출은 2008년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지난 4년간 KT의 주력사업인 집전화 등 매출이 5조4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며 “비통신 사업 진출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지 않았다면 KT는 과거 IBM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진출한 대표적인 컨버전스 사업은 ICT를 적용한 빌딩 에너지 관리시스템 ‘벰스(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다. ICT를 활용해 빌딩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통제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KT는 이 시스템을 GS칼텍스대전연구소 이마트구로점 등에 판매했다. 제주시의 5개 빌딩에 구축해 실증단지로도 운영하고 있다.
의료 분야와의 컨버전스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의료원과 합작사 ‘후헬스케어’를 세웠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 국내 중소형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앞으로 의사가 각 환자의 진료기록을 모바일 기기로 확인하고, 환자는 진료 예약부터 접수 입원 수납 퇴원까지 모든 절차를 하나의 카드 또는 단말기로 해결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해 구축할 예정이다. 또 체질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이밖에 자동차와 농업 물류 중공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T 컨버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KT 관계자는 “컨버전스 사업은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재화에 미래가 달렸다”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가상재화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자로서의 역할을 모두 하겠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상재화(virtual goods)’는 디지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ICT 솔루션 등 광대역망을 통해 생산·유통·소비되는 비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하드웨어 위주의 통신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ICT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KT는 가상재화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음악, 영상, 게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음악 사업으로는 스마트폰 전용 음악 콘텐츠 앱 ‘지니’가 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니는 5개월 만에 회원 100만명을 모집했다. 올해 1월엔 해외용 서비스인 ‘지니 케이-팝’을 미국, 프랑스, 인도 등 45개국에서 선보였다. 영상 사업으로는 인터넷TV(IPTV) ‘올레tv’를 운영 중이다. 게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유명 만화 ‘열혈강호’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나우콤 엠게임 등 게임업체들과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지식재산권 투자는 KT, 게임 개발과 운영 총괄은 게임업체들이 각각 맡고 매출은 저작권자, KT, 게임업체들이 공동 배분하는 구조다.
가상재화 망 혁신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가인터넷 망을 구축하기 위해 2017년까지 백본망에 2조5000억원, 가입자 댁내망에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가인터넷은 최대 1Gbps(초당 기가비트)의 속도를 낸다.
○해외 시장 진출 본격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유선망,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 무선망, 초고속인터넷망, 와이파이와 와이맥스망 등을 구축하고 운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수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매출 목표 40조원의 10% 해당하는 3조9000억원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몽골 브루나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진출했다. 르완다에 LTE 기술을 이용해 무선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계약도 맺었다. KT와 르완다 정부가 합작사를 세워 3년 이내에 르완다 국민 95%가 무선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합작사는 앞으로 25년간 LTE 등 통신망을 민간 통신사에 빌려준다. 25년간 르완다 통신사들은 직접 통신망을 설치하지 못하고 KT에 이용료를 내고 망을 빌려 써야 한다.
아프리카·동유럽 등서 잇달아 수주
해외시장 개척 성과 가시화
KT는 최근 몇 년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남미 등이 주요 무대다. 지난해와 올해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몽골 정부와 국가 재난 경보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100억원 규모다. 이 계약은 지진 폭풍 폭설 등 재해를 비롯한 국가 위기상황 전파 시스템, 지진 센서·분석 시스템, TV·라디오 방송국, 휴대폰 등을 통한 재난 방송 시스템 구축까지 포함한다. KT는 국내 민방위망과 재난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쌓았던 역량과 경험을 몽골에 이전하기로 했다.
10월 말엔 브루나이 정부와 국가데이터센터(NDC·National Data Center) 개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28억원. 브루나이 정부는 정부기관, 기업 등 국가 주요 산업 정보를 수용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활용하는 사업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12월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력해 아프리카 르완다 국가 정보보호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해 3월엔 대우인터내셔널 KOTRA와 함께 폴란드 포들라에스키 주정부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230억원 규모다. 이어 10월 폴란드 마조비에스키에 주정부가 발주한 1282억원 규모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KT는 “잇단 계약 체결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4월엔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업체 모빌리와 손잡고 교육용 로봇 ‘키봇2’를 수출했다. 키봇2는 통신 기능을 탑재한 교육용 스마트 로봇이다. 초도 물량은 220만달러 규모다. KT는 사우디아라비아 어린이들에 맞는 교육용 자료를 갖추는 등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이달 초엔 아시아·태평양 신규해저 케이블 종합망관제센터(NOC·Network Operation Center)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케이블은 아시아 지역의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과 국제 회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9개국 11개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이석채 KT 회장(사진)은 올해 1월2일 경영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ICT를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 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라는 주문이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가상재화 등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미래 사업 모델을 찾으라고 했다.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 상태다. 게다가 KT 점유율이 높은 유선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이 회장은 컨버전스와 가상재화 사업을 키워 성장 정체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컨버전스로 신사업 창출”
KT는 비씨카드(금융),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KT렌탈 등의 인수를 통해 이종 산업 간 컨버전스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2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최대다. 비(非)통신 분야 매출은 2008년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지난 4년간 KT의 주력사업인 집전화 등 매출이 5조4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며 “비통신 사업 진출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지 않았다면 KT는 과거 IBM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진출한 대표적인 컨버전스 사업은 ICT를 적용한 빌딩 에너지 관리시스템 ‘벰스(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다. ICT를 활용해 빌딩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통제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KT는 이 시스템을 GS칼텍스대전연구소 이마트구로점 등에 판매했다. 제주시의 5개 빌딩에 구축해 실증단지로도 운영하고 있다.
의료 분야와의 컨버전스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의료원과 합작사 ‘후헬스케어’를 세웠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 국내 중소형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앞으로 의사가 각 환자의 진료기록을 모바일 기기로 확인하고, 환자는 진료 예약부터 접수 입원 수납 퇴원까지 모든 절차를 하나의 카드 또는 단말기로 해결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해 구축할 예정이다. 또 체질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이밖에 자동차와 농업 물류 중공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T 컨버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KT 관계자는 “컨버전스 사업은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재화에 미래가 달렸다”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가상재화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자로서의 역할을 모두 하겠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상재화(virtual goods)’는 디지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ICT 솔루션 등 광대역망을 통해 생산·유통·소비되는 비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하드웨어 위주의 통신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ICT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KT는 가상재화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음악, 영상, 게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음악 사업으로는 스마트폰 전용 음악 콘텐츠 앱 ‘지니’가 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니는 5개월 만에 회원 100만명을 모집했다. 올해 1월엔 해외용 서비스인 ‘지니 케이-팝’을 미국, 프랑스, 인도 등 45개국에서 선보였다. 영상 사업으로는 인터넷TV(IPTV) ‘올레tv’를 운영 중이다. 게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유명 만화 ‘열혈강호’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나우콤 엠게임 등 게임업체들과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지식재산권 투자는 KT, 게임 개발과 운영 총괄은 게임업체들이 각각 맡고 매출은 저작권자, KT, 게임업체들이 공동 배분하는 구조다.
가상재화 망 혁신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가인터넷 망을 구축하기 위해 2017년까지 백본망에 2조5000억원, 가입자 댁내망에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가인터넷은 최대 1Gbps(초당 기가비트)의 속도를 낸다.
○해외 시장 진출 본격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유선망,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 무선망, 초고속인터넷망, 와이파이와 와이맥스망 등을 구축하고 운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수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매출 목표 40조원의 10% 해당하는 3조9000억원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몽골 브루나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진출했다. 르완다에 LTE 기술을 이용해 무선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계약도 맺었다. KT와 르완다 정부가 합작사를 세워 3년 이내에 르완다 국민 95%가 무선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합작사는 앞으로 25년간 LTE 등 통신망을 민간 통신사에 빌려준다. 25년간 르완다 통신사들은 직접 통신망을 설치하지 못하고 KT에 이용료를 내고 망을 빌려 써야 한다.
아프리카·동유럽 등서 잇달아 수주
해외시장 개척 성과 가시화
KT는 최근 몇 년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남미 등이 주요 무대다. 지난해와 올해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몽골 정부와 국가 재난 경보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100억원 규모다. 이 계약은 지진 폭풍 폭설 등 재해를 비롯한 국가 위기상황 전파 시스템, 지진 센서·분석 시스템, TV·라디오 방송국, 휴대폰 등을 통한 재난 방송 시스템 구축까지 포함한다. KT는 국내 민방위망과 재난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쌓았던 역량과 경험을 몽골에 이전하기로 했다.
10월 말엔 브루나이 정부와 국가데이터센터(NDC·National Data Center) 개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28억원. 브루나이 정부는 정부기관, 기업 등 국가 주요 산업 정보를 수용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활용하는 사업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12월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협력해 아프리카 르완다 국가 정보보호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해 3월엔 대우인터내셔널 KOTRA와 함께 폴란드 포들라에스키 주정부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230억원 규모다. 이어 10월 폴란드 마조비에스키에 주정부가 발주한 1282억원 규모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KT는 “잇단 계약 체결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4월엔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업체 모빌리와 손잡고 교육용 로봇 ‘키봇2’를 수출했다. 키봇2는 통신 기능을 탑재한 교육용 스마트 로봇이다. 초도 물량은 220만달러 규모다. KT는 사우디아라비아 어린이들에 맞는 교육용 자료를 갖추는 등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이달 초엔 아시아·태평양 신규해저 케이블 종합망관제센터(NOC·Network Operation Center)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케이블은 아시아 지역의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과 국제 회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9개국 11개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