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체코항공 지분 인수·LA 초고층 호텔 건립…고도 높이는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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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외국 항공사에 투자
유럽·미국 시장 확대 나서
매출 하락세 겪는 화물사업 재정비
유럽·미국 시장 확대 나서
매출 하락세 겪는 화물사업 재정비
지난 6월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 유럽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이 설치됐다. 대한항공이 체코항공 지분을 사들인 이후 생긴 변화다. 터미널 카운터, 안내 데스크뿐 아니라 공항에 설치된 컴퓨터에서도 한국어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김수현 KOTRA 프라하 무역관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한국과 유럽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체코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올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국 항공 사상 처음으로 외국 국적 항공사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다.
◆유럽·미국 선진시장 전방위 투자
대한항공은 지난 4월10일 체코항공 2대 주주가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체코 프라하 국무총리 집무 청사에서 직접 체코항공 지분 44%(46만725주)를 인수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1대 주주는 여전히 51.7% 지분을 갖고 있는 체코 아에로홀딩이다. 최대주주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계약으로 양사 간 제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글로벌 동맹체 참여나 공동 운항 등을 통해서만 외국 항공사와 협력해왔다. 이번 지분 인수는 세계 항공시장에 직접 투자 방식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 회장은 “한국과 체코의 양국의 풍부한 문화가 어우러져 양사 간 영업 성장은 물론 양국 간 교류가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미국에 초고층 호텔 건립 사업도 추진 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LA 상공회의소(LACC) 주최로 열린 연례 만찬에서 2017년 완공될 윌셔 그랜드 호텔의 미래 디자인을 소개했다.
LA 금융 중심지에 총 73층에 객실 총 900개 규모의 호텔을 재건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한항공은 1989년부터 운영하던 이 호텔을 탈바꿈하기 위해 2011년 3월 재건축 사업 인허가를 취득했고 건물 해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호텔이 완공되면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대한항공의 높아진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진한 화물사업 부문 손질
대한항공은 올해 여객 부문에서는 신규 취항지를 검토하면서 숨고르기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 다낭, 미얀마 양곤, 케냐 나이로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리야드 등 7개 신규 노선을 개설했지만 올해는 지난 3월 스리랑카 콜롬보를 거쳐 몰디브 말레로 가는 노선과 부산~중국 난징 노선 정기편 2곳에 그쳤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시장을 개척해 현재 취항 중인 126개 도시를 2019년까지 140개 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화물사업 부문은 부진이 지속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2010년 3조7886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조988억원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도 작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1조3537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3조원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을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지난 7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에게 화물사업본부장을 맡겼다. 앞서 6월 말에는 매년 적자를 내던 중국화물운송법인 ‘그랜드스타카고’를 ‘1위안’에 매각했다. 그랜드스타카고는 2007년 대한항공이 2380만달러(약 266억원)를 투입해 중국 육상물류회사 ‘시노트랜스’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이다.
항공화물 수요가 급속히 회복되지 않자 내실 위주 사업 운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류 소비량이 많은 화물기 대신 여객기에 화물을 실어나르는 비중을 확대하고 당분간 화물기 도입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2017년까지 친환경, 연료 절약형 차세대 항공기 60대를 도입하고 새로운 기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130~150석 규모인 캐나다 봄바디어의 CS300 차세대 항공기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 세계 항공사 중 최초로 B747-8F 및 B777F 차세대 화물기를 한꺼번에 도입해 경쟁력도 강화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들은 연료 효율성이 향상된 고효율 기종들로 여객과 화물의 신규 시장 개척과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 성장으로 글로벌 물류 기업 도약
항공 넘어 해운·육운 등 개발 다양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과 체질 개설을 통한 질적 성장 추구’로 세웠다. 한진그룹이 세계를 선도하는 일류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진그룹은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룹의 안정적이고도 질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조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안정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 새로운 틀을 잡아나가야 한다”며 “외부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그룹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항공 부문은 물론 여객 및 화물 운송, 해운, 육운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나보이 공항 위탁 경영과 공항시설 현대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나보이 프로젝트’ 등 신성장 동력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국제적으로도 주요 요직을 맡으며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69차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임돼 14년째 활동하게 됐다. 30여년 이상 글로벌 수송물류 그룹을 이끌어온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업계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앞으로 3년간 31개 세계 유수 항공사 CEO들과 함께 세계 항공업계의 발전을 위해 활약하게 된다.
지난 5월17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재무 및 마케팅 부문 특별자문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조 회장은 올림픽 등 세계 무대에서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을 하게 된다. 대한탁구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대한탁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추대돼 앞으로 4년간 협회를 이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올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국 항공 사상 처음으로 외국 국적 항공사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다.
◆유럽·미국 선진시장 전방위 투자
대한항공은 지난 4월10일 체코항공 2대 주주가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체코 프라하 국무총리 집무 청사에서 직접 체코항공 지분 44%(46만725주)를 인수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1대 주주는 여전히 51.7% 지분을 갖고 있는 체코 아에로홀딩이다. 최대주주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계약으로 양사 간 제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글로벌 동맹체 참여나 공동 운항 등을 통해서만 외국 항공사와 협력해왔다. 이번 지분 인수는 세계 항공시장에 직접 투자 방식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 회장은 “한국과 체코의 양국의 풍부한 문화가 어우러져 양사 간 영업 성장은 물론 양국 간 교류가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미국에 초고층 호텔 건립 사업도 추진 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LA 상공회의소(LACC) 주최로 열린 연례 만찬에서 2017년 완공될 윌셔 그랜드 호텔의 미래 디자인을 소개했다.
LA 금융 중심지에 총 73층에 객실 총 900개 규모의 호텔을 재건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한항공은 1989년부터 운영하던 이 호텔을 탈바꿈하기 위해 2011년 3월 재건축 사업 인허가를 취득했고 건물 해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호텔이 완공되면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대한항공의 높아진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진한 화물사업 부문 손질
대한항공은 올해 여객 부문에서는 신규 취항지를 검토하면서 숨고르기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 다낭, 미얀마 양곤, 케냐 나이로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리야드 등 7개 신규 노선을 개설했지만 올해는 지난 3월 스리랑카 콜롬보를 거쳐 몰디브 말레로 가는 노선과 부산~중국 난징 노선 정기편 2곳에 그쳤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시장을 개척해 현재 취항 중인 126개 도시를 2019년까지 140개 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화물사업 부문은 부진이 지속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2010년 3조7886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조988억원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도 작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1조3537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3조원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을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지난 7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에게 화물사업본부장을 맡겼다. 앞서 6월 말에는 매년 적자를 내던 중국화물운송법인 ‘그랜드스타카고’를 ‘1위안’에 매각했다. 그랜드스타카고는 2007년 대한항공이 2380만달러(약 266억원)를 투입해 중국 육상물류회사 ‘시노트랜스’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이다.
항공화물 수요가 급속히 회복되지 않자 내실 위주 사업 운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류 소비량이 많은 화물기 대신 여객기에 화물을 실어나르는 비중을 확대하고 당분간 화물기 도입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2017년까지 친환경, 연료 절약형 차세대 항공기 60대를 도입하고 새로운 기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130~150석 규모인 캐나다 봄바디어의 CS300 차세대 항공기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 세계 항공사 중 최초로 B747-8F 및 B777F 차세대 화물기를 한꺼번에 도입해 경쟁력도 강화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들은 연료 효율성이 향상된 고효율 기종들로 여객과 화물의 신규 시장 개척과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 성장으로 글로벌 물류 기업 도약
항공 넘어 해운·육운 등 개발 다양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과 체질 개설을 통한 질적 성장 추구’로 세웠다. 한진그룹이 세계를 선도하는 일류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진그룹은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룹의 안정적이고도 질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조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안정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 새로운 틀을 잡아나가야 한다”며 “외부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그룹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항공 부문은 물론 여객 및 화물 운송, 해운, 육운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나보이 공항 위탁 경영과 공항시설 현대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나보이 프로젝트’ 등 신성장 동력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국제적으로도 주요 요직을 맡으며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69차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임돼 14년째 활동하게 됐다. 30여년 이상 글로벌 수송물류 그룹을 이끌어온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업계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앞으로 3년간 31개 세계 유수 항공사 CEO들과 함께 세계 항공업계의 발전을 위해 활약하게 된다.
지난 5월17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재무 및 마케팅 부문 특별자문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조 회장은 올림픽 등 세계 무대에서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을 하게 된다. 대한탁구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대한탁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추대돼 앞으로 4년간 협회를 이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