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단기·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둔 상태에서 동양 사태가 터져 투자심리가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일시 예치해 놓거나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 예금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난 원자재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자금을 운용하는 것도 괜찮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CMA·MMF에 돈 몰려

동양에 '화들짝'…돈, 단기상품 '피신'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이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MMF 잔액이 급격히 늘고 있다. 증권사 CMA 잔액은 지난달 27일 41조828억원에서 이달 4일 41조8805억원으로 1주일 새 7977억원 늘었다. 9월1~26일 증가액(2016억원)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영아 기업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과장은 “CMA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안전하다는 점과 장기간 돈을 묶어두지 않아도 연 2% 중반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은행 예금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단기상품인 MM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MMF 잔액은 지난달 27일 75조6338억원에서 이달 4일 76조64억원으로 3726억원 늘었다.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골드클럽 PB부장은 “동양 사태로 투자 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연 2.6%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MMF가 피난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울

재테크 전문가들은 “최근 변수가 많은 만큼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화, 금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원금 보장 추구형 DLS도 그중 하나다.

이 과장은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도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해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만기를 짧게 해서 원자재 DLS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 정기예금이나 우량한 기업이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도 대상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전용 예금의 경우 은행 상품 가운데는 유일하게 연 3% 후반에서 최고 연 4% 초반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