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정치인 중 최다선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 "내년 정계은퇴…여생은 12만 입양한인과 함께"
미주 한인 정치인 가운데 5선으로 최다선인 신호범(미국명 폴 신·78·사진)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내년에 정계에서 은퇴할 뜻을 내비쳤다.

1992년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당선되고, 1998년 상원으로 정치 무대를 옮겨 내리 5선을 기록한 신 의원은 11일 “2014년 임기가 끝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남은 생은 미국 내 12만명에 달하는 입양 한인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난 8일 프랭크 찹 주 하원의장, 밥 퍼거슨 주 법무장관, 메릴린 체이스 주 상원의원 등 주류 정치인과 100여명의 유권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재미교포 신디 류(한국명 김신희) 주 하원의원의 3선 출정식에서 은퇴 시기를 못 박았다.

신 의원은 “은퇴 후 미주 전역을 돌며 입양 한인들을 만나 꿈과 소망을 이야기하고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일을 할 것”이라며 “고국에는 독지가들의 도움을 얻어 부지를 매입해 입양학교를 세우고 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경기 파주시 금촌에서 태어나 고아로 자란 그는 6·25전쟁 때 미군부대에서 하우스보이를 하다가 18세 때 미군 군의관 레일 폴 박사에게 입양돼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독학으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브리검영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워싱턴주립대에서 동아시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릴랜드대와 하와이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신 의원은 1992년 정계에 입문해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을 지내는 등 성공 신화를 써왔다.

한미정치교육 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센트럴 워싱턴대 이사, 세계입양인협회고문, 러시아 극동기술대 명예교수, 중국 옌볜과학기술대 명예교수 등도 맡고 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헌신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3년 ‘미국 최고 해외이민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06년 제1회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2008년 미국 역사와 이민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앨리스 아일랜드상’ 등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