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글씨 >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신청사 준공석 제막식에 참석,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가 새겨진 머릿돌을 살펴보고 있다. 이 머릿돌 글씨는 박 전 대통령이 1977년 5월16일 쓴 것이다./연합뉴스
< 아버지의 글씨 >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신청사 준공석 제막식에 참석,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가 새겨진 머릿돌을 살펴보고 있다. 이 머릿돌 글씨는 박 전 대통령이 1977년 5월16일 쓴 것이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체결하자”고 11일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린 ‘한ㆍ인도네시아 비즈니스투자포럼’ 초청 연설에서 “두 나라가 2020년까지 1000억달러 교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확고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농업과 산림 등 전통 산업에서부터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과 인프라 분야, 정보기술(IT)과 환경, 방위산업과 문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양국 간 CEPA는 상생형 경제협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제철소, 경제협력 상징”

"CEPA 조기 체결…1000억弗 교역시대 열자"
CEPA는 상품 및 서비스 교역뿐 아니라 투자 분야까지 교류를 확대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CEPA 체결을 위해 6차례 협의했으나 주로 광물자원을 수출하는 인도네시아 측의 이익이 크지 않아 진전을 이루지 못해왔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 경제협력의 핵심 축은 투자 확대에 있다”며 “올해 말 인도네시아에 준공될 포스코 제철소가 투자 확대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의 현지 투자가 확대되면 인도네시아로서도 CEPA 체결에 따른 이익이 커질 수 있다”며 “정상회의 때마다 연 비즈니스포럼을 이번에 투자포럼으로 부른 것도 투자 확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자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 71명을 포함해 양국 정부 및 경제인 250여명이 참석, 기업 간 교류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가졌다.

○7개 분야 양해각서 체결


두 나라 기업들은 투자포럼이 끝나고 즉석에서 에너지·자원 등 7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지 최대 광구를 보유한 수지코사와 ‘석탄층 메탄가스’ 개발 및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맺었고, 공동 참여하는 중소기업 한진디엔비(회장 인석신)는 시추기 성능을 인정받아 즉석에서 500만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서를 교환했다. 석유공사는 현지 국영회사인 페르타미나와 제3국 석유개발 공동진출 MOU도 체결했다.

한국남동발전은 현지 국영 전력회사인 PT TAI사에서 6억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했다. 이 밖에 한국동서발전은 현지 민간업체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대우조선, 양국 기술협력 모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이 자카르타에 설립한 엔지니어링 센터를 방문했다. 대우조선은 2011년 말 인도네시아 측과 잠수함 3척 수출계약을 맺고 그 중 1척은 현지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건조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잠수함 사업은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벌이는 단일 사업으로는 규모(10억8000만달러)가 가장 큰 방위산업 프로젝트다.

자카르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