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에 길든 변호사의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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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훈 씨 소설 '나비잠'
2011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최제훈 씨(사진)가 약육강식의 법칙을 체화하며 더 높은 곳만 바라보던 한 변호사의 파멸과 몰락을 담은 새 장편소설 《나비잠》(문학과지성사)을 발표했다. 도시가 굴러가는 법칙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와 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기이한 판타지, 한 남자의 일생과 내면이 묘한 결합을 이루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대형 로펌으로 발돋움하려는 ‘법무법인 사해’의 변호사 최요섭. 공과대와 탄광 출신으로 학연도 지연도 없지만 ‘피 묻은 칼’을 맡겨도 좋을 사람으로 선배의 눈에 띈 그는 로펌의 ‘개국공신’이 된다. 하지만 회사 덩치가 점점 커지면서 파트너 변호사가 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러던 중 최요섭은 고위층의 유학생 아들 두 명이 귀국해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사건에서 유학생들의 변호를 맡게 되고, 여기에서 승소해 파트너로 올라서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른 사건의 무료 변론을 자청하면서 틀어진다. 로펌 수뇌부들에게 ‘측은지심’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고위층 자제를 변호하는 데 장애물이기 때문.
이 사건은 라이벌인 권기용에게 넘어가고, 분노한 최요섭이 성폭행 피해자에게 사건을 인터넷에 올리라고 조언하면서 고위층 피의자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 저지른 일이지만 이후 최요섭은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삶’을 잃게 된다.
현실과 함께 소설을 이끄는 건 최요섭의 꿈이다. 꿈에서 그는 고향에 가기 위해 숱한 고초를 겪는 탈옥범이다. 초등학교 동창인 오나영을 찾아 ‘메달’을 전해주려고 그는 탈옥을 꿈꾼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의 꿈과 현실은 한곳에서 만난다. 현실의 최요섭 또한 보이지 않는 세력과 망상에 쫓겨 고향으로 향하는 신세다.
현실적이고 선 굵은 남성적 서사와 내면을 좇는 한국문학적 특성이 결합된 작품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주인공은 대형 로펌으로 발돋움하려는 ‘법무법인 사해’의 변호사 최요섭. 공과대와 탄광 출신으로 학연도 지연도 없지만 ‘피 묻은 칼’을 맡겨도 좋을 사람으로 선배의 눈에 띈 그는 로펌의 ‘개국공신’이 된다. 하지만 회사 덩치가 점점 커지면서 파트너 변호사가 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러던 중 최요섭은 고위층의 유학생 아들 두 명이 귀국해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사건에서 유학생들의 변호를 맡게 되고, 여기에서 승소해 파트너로 올라서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른 사건의 무료 변론을 자청하면서 틀어진다. 로펌 수뇌부들에게 ‘측은지심’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고위층 자제를 변호하는 데 장애물이기 때문.
이 사건은 라이벌인 권기용에게 넘어가고, 분노한 최요섭이 성폭행 피해자에게 사건을 인터넷에 올리라고 조언하면서 고위층 피의자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 저지른 일이지만 이후 최요섭은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삶’을 잃게 된다.
현실과 함께 소설을 이끄는 건 최요섭의 꿈이다. 꿈에서 그는 고향에 가기 위해 숱한 고초를 겪는 탈옥범이다. 초등학교 동창인 오나영을 찾아 ‘메달’을 전해주려고 그는 탈옥을 꿈꾼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의 꿈과 현실은 한곳에서 만난다. 현실의 최요섭 또한 보이지 않는 세력과 망상에 쫓겨 고향으로 향하는 신세다.
현실적이고 선 굵은 남성적 서사와 내면을 좇는 한국문학적 특성이 결합된 작품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