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700억 받은 사립대학, 등록금 인하 320억 '찔끔'
정부가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하액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창원 의창·사진)이 13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4년제 사립대들의 등록금 인하액은 지난해 기준 320억원이었다.

반면 등록금 인하 명목으로 ‘대학역량강화사업’ 1290억원, ‘대학생 근로장학금 지원사업’ 693억원 등 총 1752억원을 정부에서 지원받았다.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을 내렸음에도 오히려 수입이 14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대학역량강화사업, 대학생 근로장학금 지원사업 등 대상 선정시 등록금 인하 정도를 평가해 국비를 차등 지원한다. 대학역량강화사업의 경우 경희대가 가장 많은 50억원을 지원받았고, 한양대가 4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박 의원은 “사립대들이 국민의 혈세를 통해 사실상 등록금 인상 효과를 누린 셈”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립대들이 발표하는 등록금 인하율도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립대들은 지난해 등록금 인하율이 전년 대비 3.9%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학부 등록금만 반영한 것이고, 대학원 등록금과 계절학기 등록금 인하율 등을 반영하면 실제 인하율은 1.6%에 그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사립대들이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학부 등록금만 조금 내린 채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계절학기 등록금과 대학원 등록금은 올린 경우가 많았다”며 “국비 지원사업 대상 선정 때 학부 등록금 외에도 계절학기 등록금, 대학원 등록금, 기숙사비, 구내식당비 등을 종합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