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고 나오던 날. “이 집 참 잘해”라며 웃고 돌아나오다가, 플라스틱 그릇에 싸 온 죽을 들던 행상 할머니와 마주쳤을 때의 당황스러움. 신호대기 중 옆 차로 용달차에 실린 이삿짐을 힐끗 봤을 때. 세상에 그대로 노출된 가족사를 엿봤을 때. 20대 초반처럼 혼란스럽던 마음.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