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불사(too big to fail)는 더 이상 없다.’

파산할 경우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그동안 납세자의 돈으로 구제해줬던 이른바 ‘대마불사’ 은행들도 앞으로는 청산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규제당국 관계자들이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회의에서 미국과 영국의 금융당국자들은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생존할 수 없다”며 “오늘 당장 대마불사 은행 해체에 나설 수 있다” 고 말했다.

2010년 통과된 미국의 새 금융규제법안 도드프랭크법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대형 금융회사를 압수해 해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은 대부분 세계 여러 국가에 걸쳐 운영되기 때문에 FDIC가 이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절실했다.

영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스위스, 독일 등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독일, 스위스 규제당국과 함께 다국적 은행을 청산하는 방안을 다룬 공동 백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FDIC는 올해 안에 대마불사 은행을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문서로 발표할 계획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