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4일 오전 8시16분

[마켓인사이트] 세무조사 '타깃'된 아웃도어
국세청이 영원무역과 SK네트웍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끝마친 데 이어 LG패션 K2코리아 등 패션·아웃도어 업계 전반으로 세무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극심한 불황에도 ‘선방’하고 있는 일부 아웃도어·패션 업체들이 정부의 세수 부족을 메울 새로운 ‘타깃’이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추석 직후인 지난달 말 K2코리아를 세무조사하기 시작했다. K2와 아이더 브랜드를 운영하는 K2코리아는 ‘아웃도어 붐’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5019억원)과 영업이익(1301억원)이 2011년에 비해 각각 38%, 44% 늘었다. 올 들어서도 ‘캠핑 열풍’을 등에 업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K2코리아 관계자는 “2008년에 국세청 조사를 받은 만큼 이번 조사는 5년 주기로 나오는 정기조사로 파악하고 있다”며 “비용 지출 등을 적정하게 회계 처리했는지를 국세청이 살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함께 국내 양대 종합패션 업체로 꼽히는 LG패션도 지난 8월 말부터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LG패션은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비롯해 닥스,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을 거느린 종합패션 업체다. 2009년 세무조사를 받았던 만큼 4년 만에 다시 국세청 조사를 받는 셈이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앞서 올 상반기에는 국내 최대 아웃도어 업체인 영원무역그룹을 세무조사했다.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영원무역뿐 아니라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매법인인 골드윈코리아 등 계열사 조사도 병행했다.

국세청은 또 SK네트웍스를 대상으로 5개월에 걸쳐 한 장기 세무조사도 최근 마무리했다. SK네트웍스는 무역거래 및 주유소, 휴대폰 판매 사업 외에 타미힐피거, DKNY, 오브제, 오즈세컨 등 다양한 의류 브랜드를 산하에 둔 국내 ‘빅5’ 패션업체로 꼽힌다.

재계는 포스코 롯데 효성 CJ 등을 겨냥했던 국세청의 ‘칼끝’이 다른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국세청은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고 주장하지만 ‘국세청이 부족한 정부 예산을 메우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조사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만큼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에 대한 불안감이 중견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김동윤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