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정감사] 정책감사 한다더니…말 끊고 면박주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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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호통·파행 속출
장하나, 대답 늦어지자 "차관과 얘기하겠다"
이장우 "차관이 휴대폰도 안 갖고 다니느냐"
장하나, 대답 늦어지자 "차관과 얘기하겠다"
이장우 "차관이 휴대폰도 안 갖고 다니느냐"
“웬만한 보고는 생략하세요. 통상임금 문제는 의원들도 잘 알고 있으니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문제나 보고하세요.”(신계륜 환경노동위원장)
“부사장님 아들이 거기서 일해도 그렇게 합니까. 진짜 용광로 한번 꺼져봐야 정신차립니까.”(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국회 12개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각 국감장에서는 피감기관과 증인들을 향한 국회의원들의 ‘호통’이 재연됐다.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장·차관 및 민간 기업 증인들의 말을 끊기는 예사고 미리 준비된 자료만 읽으며 증인을 면박주는데 급급한 구태도 되풀이됐다. 여야 지도부가 앞장서 정책·민생 국감을 외치고 나섰지만 올해 역시 ‘호통 국감’ ‘망신주기 국감’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노동위 국감에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비정규직 국민연금 지원공약 이행 현황을 물어본 뒤 대답이 늦어지자 “차관이랑 얘기하겠다”고 망신을 줬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불법파견 문제로 증인으로 참석한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사장이 “실제 진행되는 걸 말씀드리면…”이라고 대답을 시작하자 “시간없습니다. 부인하는 걸로 보겠습니다”라고 말을 잘랐다.
국토위 국감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정책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3일 박기풍 국토교통부 차관에게 전화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답신도 안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차관이 “전화기를 못 가져왔다”고 해명하며 고개를 숙이자, 이 의원은 “차관이 휴대폰도 안들고 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몰아붙였다.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산하기관장 인사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며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 장관이 박 의원의 질의에 “낙하산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 답하자 바로 “낙하산이 아니면 공수부대냐”고 면박을 줬다.
자신들이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기만 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국감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증인한테 자세하게 해명할 기회는 주지 않고 ‘예, 아니오’식의 답변만 요구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이날 오전 내내 국감이 진행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정호/안정락/강현우 기자 dolph@hankyung.com
“부사장님 아들이 거기서 일해도 그렇게 합니까. 진짜 용광로 한번 꺼져봐야 정신차립니까.”(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국회 12개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각 국감장에서는 피감기관과 증인들을 향한 국회의원들의 ‘호통’이 재연됐다.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장·차관 및 민간 기업 증인들의 말을 끊기는 예사고 미리 준비된 자료만 읽으며 증인을 면박주는데 급급한 구태도 되풀이됐다. 여야 지도부가 앞장서 정책·민생 국감을 외치고 나섰지만 올해 역시 ‘호통 국감’ ‘망신주기 국감’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노동위 국감에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비정규직 국민연금 지원공약 이행 현황을 물어본 뒤 대답이 늦어지자 “차관이랑 얘기하겠다”고 망신을 줬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불법파견 문제로 증인으로 참석한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사장이 “실제 진행되는 걸 말씀드리면…”이라고 대답을 시작하자 “시간없습니다. 부인하는 걸로 보겠습니다”라고 말을 잘랐다.
국토위 국감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정책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3일 박기풍 국토교통부 차관에게 전화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답신도 안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차관이 “전화기를 못 가져왔다”고 해명하며 고개를 숙이자, 이 의원은 “차관이 휴대폰도 안들고 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몰아붙였다.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산하기관장 인사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며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 장관이 박 의원의 질의에 “낙하산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 답하자 바로 “낙하산이 아니면 공수부대냐”고 면박을 줬다.
자신들이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기만 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국감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증인한테 자세하게 해명할 기회는 주지 않고 ‘예, 아니오’식의 답변만 요구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이날 오전 내내 국감이 진행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정호/안정락/강현우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