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부동산 개발기업 뤼디그룹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상업 및 주거지구 개발 사업에 50억달러(약 5조3600억원)를 투자한다. 최종 성사될 경우 중국 부동산 회사의 역대 미국 직접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뤼디그룹은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포레스트시티래트너와 함께 조인트벤처를 구성, 브루클린의 애틀랜틱 야드 지구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합작벤처회사 지분 중 70%를 뤼디그룹에서 투자한다. 뤼디그룹과 포레스트시티래트너는 최근 이같이 합의하고, 내년 중반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애틀랜틱 야드 재개발은 뉴욕에서 수십년 만에 진행되는 대규모 도심 부동산 사업이다. 22에이커(약 8만9030㎡)의 부지에 대형 건물 15채를 짓는다는 게 주요 골자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지금쯤 공사가 시작됐어야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뤄져 이제야 개발업체와 투자금 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FT는 전했다.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은 “미국이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부동산시장에 유동성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며 “미국 내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래를 매우 낙관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계 이민자는 물론 뉴욕의 모든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을 새로 개발될 주거지역의 잠재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뤼디그룹은 현재 6개국 9개 도시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한국에도 지난해 10월부터 1조500억원을 들여 제주에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 부동산 투자엔 뤼디그룹 외에도 소호차이나와 완커 등 많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소호차이나의 장신 총재는 지난 5월 말 브라질 금융 재벌 사프라 가문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 있는 GM빌딩 지분 40%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GM빌딩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 빌딩으로 꼽힌다. 완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고급 빌라 665가구를 건설 중이다. 베이징의 부동산투자회사인 그랜드차이나펀드는 최근 휴스턴의 286가구 아파트 단지 지분 80%를 사들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자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처를 찾아 지난해부터 미국의 주택과 건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등 기존의 선호 시장에서 벗어나 보스턴 휴스턴 시애틀 등 미국 전역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