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과 독일 등 이른바 ‘P5+1’과 이틀간 핵문제 관련 차관급 협상을 벌인다.

양측은 지난해 4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시작한 후 지난 4월까지 다섯 차례 회담 테이블에 앉았지만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이란에서 중도 노선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하고, 미국에서도 대(對) 이란 제재에 대한 유화 제스처가 감지되면서 이번 협상에서 진전된 결과가 나오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협상 전날인 14일 테헤란 증시는 역대 최고치인 74,171.8을 기록, 최근 한 달 만에 12% 급등했다.

14일 워싱턴포스트와 알자지라에 따르면 로버트 메넨데즈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과 밥 코너 상원 외교위 간사(공화당) 등 상원의원 10명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 핵문제에 대해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되,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과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지킬 경우 추가 제재안 승인과 이행을 보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국 하원은 지난 8월 이란 석유 수출량을 더욱 줄이고, 이란의 광산 및 건축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다는 내용의 이란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로하니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해빙 분위기가 조금씩 감돌고 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제네바 협상은 국제사회에 이란이 핵 개발 의혹 해소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란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란이 나탄즈와 포르도의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