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태를 망치는 ‘패션 테러범’으로 여겨져 외면받던 겨울 내복이 부활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내복 같지 않은 내복’이 젊은 층을 파고든 덕분이다.

15일 이마트는 보온 기능을 높인 자체 개발 내복 ‘히트필’을 올 겨울 170만장 공급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히트상품 ‘히트텍’을 겨냥해 이름부터 비슷하게 지었다.

가격 또한 상·하의 세트가 1만9900원으로 히트텍의 반값이다. 색상이 40종에 달하고 두툼한 점퍼 안에 티셔츠 대용으로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마트의 내복 매출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5%씩 감소(전년 대비)했지만, 지난해엔 히트필의 선전 덕에 11% 뛰었다.

박맑음 이마트 언더웨어 담당 바이어는 “얇은 소재로 만들어 옷태를 살려주기 때문에 내복을 찾는 20대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여성용 신제품 ‘히트텍 레깅스 팬츠’를 출시하는 등 히트텍 상품군의 구색을 더 늘렸다. 히트텍은 얇고 따뜻하면서 디자인도 깔끔해 2003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3억장 넘게 팔렸다. 한국 판매량도 2010년 110만장, 2011년 300만장, 지난해 500만장 등 급증 추세다.

국내 속옷 전문업체들의 내복도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비비안은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내복, 목 부분을 올려 겉옷 사이로 속옷이 살짝 보이도록 만든 내복 등 전통적인 내복 디자인의 틀을 깬 신상품을 내놨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