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동양사태?…한가한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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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금융부 기자 selee@hankyung.com
![[취재수첩] 동양사태?…한가한 금융위원장](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02.6937187.1.jpg)
동양그룹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막바지 코너’에 몰렸던 지난 추석 연휴에도 그랬다. 금감원의 동양그룹 관련 부서 관계자들은 모두 출근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금감원이 이렇게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반면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는 뭘 하고 있는지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 째깍째깍 다가온다는 보고를 받고도 지난달 28일 호주와 홍콩 등으로 순방을 떠났다.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도 한참 뒤인 지난 4일에야 귀국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몇 개의 글을 올렸다. 9월24일, 자본시장연구원 창립 16주년 축하행사 참석. 9월26일, 은퇴전략포럼 참석. 동양그룹이 두산그룹에 동양파워를 매각하려고 마지막 몸부림을 쳤던 9월27일, 신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취임 후 반년이 다 됐군요. 내일부터 1주일간 호주와 인도네시아로 첫 해외출장을 갑니다. (중략) 잘 다녀오겠습니다^^”였다.
그는 해외에 다녀와서도 동양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발 물러서 있는 모양새다. 요즘 금융위 사람들에 따르면 신 위원장의 최근 ‘최대 관심사’는 따로 있다. 하반기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융비전 10-10 밸류업’을 짜는 일이다. 금융의 부가가치를 10년 내에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이달 중 발표하려고 했다가 동양사태로 주목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다음달로 미뤘다는 후문이다.
장기적인 금융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금융감독 당국이 제대로 했다면 이 지경에 이르렀겠느냐’며 당국의 책임을 묻는 상황에서 금융 수장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면 누가 납득할 것인가.
이상은 금융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