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게임이 마약과 같다니" 황우여 대표 '4대 중독' 발언에 게임업계 반발
“콘텐츠 수출의 대표주자인 게임산업을 마약, 도박과 같은 선상에 놓다니….”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게임을 마약 알콜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게임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황 대표가 “게임산업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해명했지만 게임업계는 공식적인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나라에 알콜 마약 도박 게임 등 4대 중독이 만연해 있다”며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을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해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에서처럼 그냥 죽여보고 싶었다는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잇따르고 있다”며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업계는 즉각 분통을 터뜨렸다. 게임개발자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비중 60%를 넘어선 게임산업이 7개 법안에 의해 과도한 규제를 받는 것도 모자라 사회악으로 규정됐다”며 “게임과 폭력성 간 인과관계도 명확하지 않은데 사실인양 말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옛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이자 같은 당 소속인 남경필 의원도 “4대 중독에서 게임은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도 15일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며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합리적인 반박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14일 한경과의 전화 통화에서 “알콜중독이 문제라고 말해도 소주·맥주 회사에서 반발하지 않는다”며 “게임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건전하게 즐기지 못하는 것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산업을 규제하자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된다”며 “나도 애니팡을 즐겨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이 문제”라는 시각은 고수했다.

김종득 게임개발자연대 대표는 “사실상 새누리당 신의진,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3개 법안은 게임이 중독물질로 규정돼 있고, 광고금지와 영업금지까지 할 수 있는 규제법안이다”며 “말로만 규제가 아니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