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이 동양그룹 ‘부실 사태’와 관련해 부채 비율이 높은 대기업들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기 기업어음(CP) 발행 ‘원조’ 격인 계열사 LIG건설 부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물귀신 작전’을 펴는 거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LIG투자증권은 14일 ‘그룹 리스크 진단: 위험하지만 참을 만하다’는 리포트를 냈다. 리포트에서 “2012년 웅진, 올해 STX와 동양 사태를 겪으며 시장의 화두는 ‘다음 대상은 어디?’”라고 썼다. 시장에선 2012년 웅진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전에 LIG건설 CP 발행 사건이 터져 LIG그룹이야말로 부실의 진앙지인데 반성은커녕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LIG건설 CP 사건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대표 등이 2011년 3월 LIG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 상환 능력이 없는데도 LIG건설 CP 등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건이다.

이 리포트는 부채비율이 높은 동부 현대 한진 두산 이랜드를 분석하면서 LIG는 다루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 LIG의 부채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969억원, 자본총계는 245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46.96%다. LIG투자증권은 “동부그룹의 1년 내 만기 합산액 비중은 59.3%(3조5637억원)에 사채 및 단기차입금 비중이 전체 차입금의 59.1%”라며 “시장성 차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동양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측은 “차입금은 제1금융권과 회사채로 조달했고 CP는 없다”며 “동양그룹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