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투자일임업 진출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와의 과당 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일임업은 금융소비자로부터 투자판단을 위임받아 돈을 대신 굴려주는 업무로, 시장규모가 연간 400조원에 달한다.

▶본지 9월25일자 A25면 참조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15일 “은행에 일임업무를 허용하는 문제는 원래부터 그쪽의 희망사항이었을 뿐”이라며 “더 이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 편의를 위해선 투자일임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일임형 상품인 ‘랩어카운트’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증권사들은 은행권의 일임업 진출에 강력 반발해 왔다. 랩어카운트로 거두는 수수료 수입이 증권업계 전체 순이익의 20%를 넘어설 정도여서다.

조재길/장규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