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추가신문 뒤 내달 말께 병합해 심리할 듯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등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의 수뇌부가 나란히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과 관련해 지시와 보고를 주고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15일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 사건과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차장 등은 민주당 의원들의 재정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임에 따라 지난 7일 뒤늦게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전 차장 등이 원 전 원장의 공범으로 기소됐으므로 병합해서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들 역시 두 재판을 합쳐서 진행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들을 검토해 탄핵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차장 등은 필요한 증인에 대한 추가신문을 거친 뒤 다음달 말께 원 전 원장과 함께 피고인석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이미 원 전 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한 바 있다.

이 전 차장은 지난달 9일 공판에서 정치인의 실명을 거론한 사이버 활동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30일 오전 10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병합 전에 필요한 추가신문 등의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한편 차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 천거된 것으로 알려진 노환균(56·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연수원장이 민 전 단장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날 준비기일에 나오지는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