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의 새 모바일 메신저 ‘프랭클리’는 대화내용을 캡처하면 사진처럼 경고메시지가 뜬다. SK플래닛 제공
SK플래닛의 새 모바일 메신저 ‘프랭클리’는 대화내용을 캡처하면 사진처럼 경고메시지가 뜬다. SK플래닛 제공
“친구들과 커피 마시면서 얘기할 때 앞에 녹음기 두고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잖아요. 프랭클리는 이렇게 원래 사람 사이에 이뤄지던 본연의 대화 방식을 되찾자는 데 목적이 있어요.”

스티브 정 틱톡플래닛 대표는 10초가 지나면 사진이나 메시지가 사라지는 모바일 메신저 ‘프랭클리’의 한국어 버전 출시를 기념해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우리가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의 80%는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대화 내용이 남지 않기 때문에 보다 진솔한 얘기가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틱톡플래닛은 SK플래닛이 미국에 세운 현지법인이다. ‘틱톡’을 개발한 김창하 전 매드스마트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있다. 정 대표는 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동포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를 거쳐 중국과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하다 올 2월 틱톡플래닛에 합류했다.

프랭클리에 메시지가 도착하면 처음엔 글이 흐릿하게 보인다. 터치해야 명확하게 보이고, 그때부터 10초 카운트가 시작된다. 나중엔 대화창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하는 편법을 쓸 수 있지만 그게 누구의 글인지는 알 수 없다. 정 대표는 “대화창에 신원을 확인할 만한 단서가 일절 뜨지 않기 때문에 캡처해도 약속 시간·장소를 저장하는 용도 외에는 별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 명 이상의 단체 대화방은 아예 익명으로 진행된다. 누가 이 방에 들어와 있는지만 알 수 있다. 그는 “회의할 때 써보니 대표인 내가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이전과 달리 직원들이 자유롭게 반박하거나 의견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영어 버전이 나온 프랭클리는 미국 시장 공략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미국 이용자들의 의견과 취향을 최대한 반영했다. 정 대표는 “라인과 카톡이 선전하고 있지만 미국 이용자들은 이런 메신저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낀다”며 “프랭클리는 미국에서 성공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