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산업대전] 곽노권 "R&D 만으론 1등 못해…품질관리 중요"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사진)이 ‘2013 한국산업대전’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는 은탑산업훈장을, 임쌍근 인터플렉스 대표는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또 윤재호 주광정밀 대표 등 5명이 산업포장, 이동헌 알피에스 대표 등 5명이 대통령표창, 박길원 디티알 부장 등 4명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곽 회장은 모토로라코리아(현 ASE코리아)에 1967년 입사한 뒤 14년간 기계개발부 책임자로 일하다가 ‘수입에만 의존하던 반도체 금형을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로 1980년 한미금형(현 한미반도체)을 설립했다. 반도체 후공정 절단·이송장비인 ‘소잉앤드플레이스먼트(Sawing&Placement)’를 만들어 세계 1위 제품으로 키웠다. 곽 회장은 2006년 ‘우수 자본재’를 개발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1733억원, 순이익 244억원을 낸 우량 중견기업이다.

곽 회장은 “1등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반도체장비 시장에서는 연구개발(R&D)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생산공정에서 품질관리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관련, “노력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게 공정한 사회”라며 “노력 없이는 결과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미반도체는 대만에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형태로 2차 상장 계획을 갖고 있다. 곽 회장은 “대만 반도체업체들에 제품을 많이 팔고 있어 대만 증시 상장을 검토해왔다”며 “하지만 올해 주식시장 상황과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반도체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내년 이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베낀 뒤 거래를 끊고 자기 상품처럼 영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자회사 세크론과의 특허분쟁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곽 회장은 가업 승계와 관련,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했는데 세금을 내려고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았다”며 “정부가 가업승계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 회장의 아들 곽동신 사장은 현재 한미반도체 지분 27.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