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 상륙하는 미군’ 로버트 카파(1944년)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 상륙하는 미군’ 로버트 카파(1944년)
1944년 6월6일 새벽, 로버트 카파는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노르망디 해변으로 진격하는 미군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조수의 실수로 대부분의 필름을 버렸지만, 흐릿한 이 장면은 전쟁의 순간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줘 카파에게 명성을 안겨줬다.

하지만 그의 삶은 떠돌았다. 쉴 때는 술과 도박에 빠져 살았다. 잉그리드 버그만 등 스타들과 연애를 했지만 머물지 못하고 전장으로 떠났다. 결국 41세의 나이로 베트남에서 취재 도중 사망하고 말았다. 그때 카파의 지갑 속엔 한 여인의 사진이 있었다. 스페인내전을 함께 취재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연인 게르다 타로였다. 카파 내면에 채워지지 않았던 갈증, 그것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세종문화회관 28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