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덕에 2050선을 재탈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여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1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4포인트(0.29%) 오른 2040.45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2050선을 회복하며 장을 시작했다. 미 정치권이 극적으로 부채한도 상한 증액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전날 뉴욕 증시가 급반등한 덕.

이후 코스피지수는 장중 2052.44까지 뛰어 연고점을 재차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05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3일 이후 처음이다.

현재 외국인이 3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며 최장기간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월23일 이래 이달 16일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11조8382억원으로 추산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전망이고, 이에 비춰 최근 강세를 보인 주도주가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거시경제(매크로) 상대 강도가 안정적이고, 심리지표보다 현실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의 흐름도 양호하다"며 "한국 증시 여건도 호의적이어서 당분간 외국인의 국내 증시 구애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병화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 랠리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이끄는 현재 주도주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추수감사절, 연말 배당투자 등의 긍정적인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김재홍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비교적 크고 이익이 양호한 동시에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낮은 종목, 해외 동종업체 대비 할인율이 높은 종목이 투자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병화 연구원 역시 "코스피 상승 국면 사례 등에 비춰 최근 외국인의 유동성 랠리로 형성된 주도주가 현 장세의 마지막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지수 대비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현 시점에서는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주도주 업종이 매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전략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베팅으로 정보기술(IT)·자동차·조선·화학 등 대형 경기 민감주를 사들인 동시에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모바일 생태계 관련주 및 태양광·발광다이오드(LED)·2차 전지 등에 대한 매수 전략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대형 경기 민감주 매수의 경우 유동성 장세 초입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IT 및 자동차와 화학·조선 등 전방 산업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 및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