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딛고 일어선 조각인생…신재환 씨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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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받았던 서러움과 몰이해를 돌에 녹여내려 했어요. 광활한 자연에 대한 경외 사랑 친화 동경 같은 마음도 작품 속에 담았고요. 살아온 기적과 살아갈 기적을 꿈꾸며 끝없이 날고 싶습니다.”
청각장애 조각가 신일수 씨(40)에게 조각은 장애 때문에 받는 사회적 천대와 멸시를 녹여내는 삶의 용광로다.
최근 이름을 신재환으로 바꾸고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돌 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조형 작업을 여태껏 고난의 꽃으로 생각했다”며 “고달픈 삶 속에서도 조각가로서 자긍심을 잃지 않고 살아온 것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별다른 세계’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잠실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인 신씨는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의 아들. 그는 태어날 때 입은 신경 손상 탓에 한 살 때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운보 김기창 선생처럼 작가가 되겠다”며 동양화를 배웠지만 성장하면서 조각에 더 관심이 갔다. 어머니는 ‘돌조각의 대부’ 전뢰진 선생을 소개해줬고, 전 선생 밑에서 7년간 조각을 익혔다. 그는 어머니의 혹독한 교육과 보살핌으로 상명대 조소과와 서울시립대 대학원을 거쳐 촉망받는 조각가가 됐다. 그는 “늘 장애는 단순히 극복해야 할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과 인정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을 이루고 극복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장애로 얻게 되는 차이의 깊이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예술 역시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다름에 공감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에게 받은 차별과 상처를 위로할 수 있는 ‘힐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석조각에는 힐링의 멋이 가득하다. 조각된 인물은 격렬한 몸짓보다는 행복한 자태가 돌 표면으로 흐른다.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돌조각 30점을 만날 수 있다. (02)549-311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청각장애 조각가 신일수 씨(40)에게 조각은 장애 때문에 받는 사회적 천대와 멸시를 녹여내는 삶의 용광로다.
최근 이름을 신재환으로 바꾸고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돌 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조형 작업을 여태껏 고난의 꽃으로 생각했다”며 “고달픈 삶 속에서도 조각가로서 자긍심을 잃지 않고 살아온 것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별다른 세계’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잠실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인 신씨는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의 아들. 그는 태어날 때 입은 신경 손상 탓에 한 살 때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운보 김기창 선생처럼 작가가 되겠다”며 동양화를 배웠지만 성장하면서 조각에 더 관심이 갔다. 어머니는 ‘돌조각의 대부’ 전뢰진 선생을 소개해줬고, 전 선생 밑에서 7년간 조각을 익혔다. 그는 어머니의 혹독한 교육과 보살핌으로 상명대 조소과와 서울시립대 대학원을 거쳐 촉망받는 조각가가 됐다. 그는 “늘 장애는 단순히 극복해야 할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과 인정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을 이루고 극복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장애로 얻게 되는 차이의 깊이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예술 역시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다름에 공감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에게 받은 차별과 상처를 위로할 수 있는 ‘힐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석조각에는 힐링의 멋이 가득하다. 조각된 인물은 격렬한 몸짓보다는 행복한 자태가 돌 표면으로 흐른다.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돌조각 30점을 만날 수 있다. (02)549-311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