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오랜 대치 끝에 잠정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연방정부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을 끝내고 17일(현지시간) 다시 정상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16일간의 공백으로 인해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종 현안을 둘러싼 정쟁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셧다운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일시해고’를 당했던 미국 전역의 공무원 수십만명은 이날 오전 일제히 출근했다. 전날 밤 상·하원이 잇따라 예산안과 국가부채 상한 증액안을 처리한 직후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실비아 매튜 버웰 국장이 성명을 통해 “공무원들은 내일 아침 직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자정이 조금 지나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셧다운을 공식 중단시키는 동시에 국가부채 한도 초과에 따른 국가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막았다.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국립미술관을 비롯한 19개 박물관을 일제히 재개방한다고 밝혔으며, 국립동물원도 문을 열었다.

이달초부터 승객이 크게 줄었던 수도권 전철에도 이날 모처럼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리면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연방공무원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오랜 공백으로 인한 업무차질은 계속됐다.

노동부는 이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 통계를 발표했으나 상무부의 9월 주택착공 실적, 미국중앙은행(Fed)의 9월 산업생산 동향 통계 등은 발표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연준은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연방정부 통계에 상당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산업생산 지표 발표가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