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그간 IPO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며 지난 18일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인 현대로템의 공모가가 2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대 철도차량 제작기업이다. 오는 30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금액은 총 6224억 원으로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올 4분기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현대로템뿐이 아니다. IPO 시장은 지난 2011년 이후로 꽁꽁 얼어붙었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증시에 입성했거나 추진했던 기업은 총 19개에 그쳤다.

올 4분기에는 현대로템과 코스닥 30여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곳이 15곳, 예심을 청구한 곳이 17곳에 달한다.

피케이밸브도 지난 17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 피케이밸브는 콕크류밸브 같은 특수 목적용 기계제조업체다. 흥아해운이 최대주주로 지난해 매출액은 1631억 원, 순이익은 39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의 업종도 다양하다. 오는 22일 상장하는 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다. 지난해 매출액 552억 원, 당기순이익 79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실리콘 캐소드와 링 제조가 주사업이다. 하나마이크론이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매출은 401억 원이며 주당 예정 발행가 범위는 5100~5800원이다.

지난달 6일 증권서를 제출한 램테크놀로지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마스크 세정액과 반도체식각액 등을 생산다. 지난해 매출은 423억 원이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도 있다. 현대공업은 자동차 시트부품 중 시트패드 등을 제조한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헤드라이너와 NVM부품을 주로 생산한다.

바이오기업들도 눈에 띈다. 백수오 여성호르몬제품을 생산하는 내츄럴엔도텍도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16억 원, 43억 원이다.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리더스와 캡슐내시경을 제조하는 인트로메딕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터파크의 핵심 자회사로 인터넷 티켓예매 사업을 하는 인터파크INT, 통신기기업체인 기가레인, 방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알티캐스트 등이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상장 종목수가 증가하는 업종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며 "IPO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신규 상장기업이 많은 업종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