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종목 "외국인이 돌봐주잖아"
코스피 상승세를 타고 SK하이닉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형주도 줄줄이 52주(1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신고가를 기록한 대형주 중에는 경기 민감주이면서도 시장주도주인 종목이 대다수였다. 외국인 매수세를 감안할 때 그동안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린 종목군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탄 15일부터 18일까지 상당수 대형주들이 52주 신고가를 작성했다. 종목군은 정보기술(IT), 통신, 조선, 자동차, 화학, 소비, 금융 등으로 다양했고 대부분 경기민감주이면서도 시장주도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요 순매수 종목과 중복된 점도 특징이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가장 큰 외국인 순매수 규모(9520억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이날 1년 전보다 47.23% 상승한 3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 동안 가장 높은 주가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 3위(1848억원)에 해당하는 네이버도 같은 날 64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8월29일 분할상장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보였다. 4위인 SK텔레콤과 5위인 현대차는 지난 16일 나란히 신고가를 올렸다. 18일 신고가를 기록한 한국타이어·신한지주·KB금융과 17일 신고가를 낸 OCI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 10위권에 드는 종목들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주로 매수한 종목은 대부분 업종대표주 성격을 띠고 있으면서도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향후 외국인이 더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만 금융주, 조선주 등 일부 종목은 주가에 상응하는 실적을 낼 것인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아직도 신흥시장 중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국가이고, 밸류에이션도 낮은 수준이라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며 “외국인의 힘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중에는 SK하이닉스·현대중공업·현대차·OCI처럼 글로벌 기업이 많은데, 여전히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라 주가 상승을 이어가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의 종목들이 업황 개선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있기는 하지만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게 되는 시점이 왔다”며 “실적 개선 기대가 낮은 편인 조선주나 금융주 등은 혹독한 실적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