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왜 안 늘어날까? 노후·일자리·전셋값 때문
얼어붙은 소비를 살리려면 노후, 일자리, 전셋값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평균 소비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실질소비는 매분기 감소했다.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해 돈을 안 쓰고 쌓아뒀다는 의미다. 그 이유는 고령화, 고용 안정성, 전셋값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증분석 결과 199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비 침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고령화였다”며 “기대수명은 늘었는데 은퇴 연령이 낮아지자 노후를 위해 돈을 아끼려는 심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생활에 대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조사 대상의 9.0%에 머물렀다.

일자리의 안정성이 떨어진 것도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2000년대 초반 3% 이하였던 이직률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4~6%대로 뛰었다.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또 다른 요인은 주거비 부담이었다. 자기 집을 한 채 이상 갖고 있는 가구의 비율(자가보유비율)은 2005년 55.6%에서 2010년 54.2%로 낮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0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