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상태에서 스스로 불을 질러 사망했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순형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판사는 방화로 숨진 문모씨의 보험수익자 박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보험금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문씨는 2011년 10월 소주 두 병을 마시고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박씨와 함께 운영하던 식당에 불을 질러 부상을 입고 숨졌다. 박씨는 문씨가 가입한 우체국 보험을 상대로 보험금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자신을 고의로 해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판사는 충동적으로 불을 질렀다 사망한 ‘우발적 외래사고’라며 보험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