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형' 금지 후 BW 발행시장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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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통로가 막히면서 BW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대신 회사 지배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환사채(CB) 발행은 늘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된 이후 BW 발행 결정 공시를 낸 곳은 중국원양자원 단 한 곳이다. 이 회사는 2011년 1월 코나아이 이후 비분리형 BW 발행 공시를 낸 유일한 업체다.
비분리형 BW는 분리형보다 매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법 개정 이후에도 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5년 간 총 1581개 BW 발행 공시 건수 중 비분리형 BW 계획 건은 8개에 불과했다.
지난 7,8월 '분리형 BW 막차'를 타기 위해 발행 계획을 서두른 회사들이 봇물을 이룬 것과 대조적이다.
분리형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워런트)이 별도로 거래되는 게 가장 특징이자 장점이다. 회사가 워런트만 유통시장에서 따로 사들이면 싼 값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어 지배구조 강화에 유리했다. 투자자는 사채로 이자수익을 보장받는 동시에 신주인수권 행사로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었다.
대표적인 주식관련사채인 CB로 눈을 돌린 회사가 늘어난 점도 BW 발행 시장 위축 배경이다. 지난 한 달간 CB 발행 계획을 밝힌 회사는 총 16곳. 7월과 8월 각각 7건이 발표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사실 CB는 채권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결합됐다는 점에서 비분리형 BW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회사 지배력 강화 차원에선 CB가 발행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BW는 투자자가 옵션 행사시 현금 대신 채권으로 지불하는 대용납입을 하지 않는 이상 사채권이 없어지지 않는다. 반면 CB는 전환권을 행사하는 순간 사채도 사라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회사가 자금 조달 대신 편법 증여를 목적으로 사채를 발행한다면, 사라지지 않는 채권은 증여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W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BW 대신 CB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호의적인 옵션을 주기 위해 비분리형 BW을 발행할 수 있다" 며 "BW 발행시장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