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수익낸 배당株펀드 환매할까?
배당주펀드가 지난 1년간 10%가 넘는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50선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고수익을 낸 배당주펀드의 환매 시기를 놓고 투자자들도 고민이다.

배당주펀드는 연말 배당과 주가 차익을 더해 ‘시중 은행이자+α’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다른 주식형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중위험·중수익형에 속한다. 예상보다 빠른 수익률을 올리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의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상위권 휩쓸어

21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40개 배당주펀드는 지난 1년간 11.10%의 평균 수익률(18일 기준)을 나타냈다. ‘시장지수’인 코스피200에 연동하는 인덱스펀드(6.49%)와 부진한 증시에서도 연초 두각을 나타냈던 중소형주펀드(4.64%)보다 두 배가량 앞서는 수익률이다.

특히 개별펀드(설정액 50억원 이상) 중 상위펀드의 수익률 곡선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A’가 최근 1년간 낸 수익률은 23%에 이른다. 저평가 고배당주, 우선주에 투자, 원래 연평균 10~15% 수준의 꾸준한 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는 펀드임에도 예상보다 수익이 빠르게 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운용사의 또 다른 배당주펀드 ‘신영고배당자A’와 ‘신영프라임배당C5’도 각각 18~19%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휩쓸었다.

뒤를 이어 ‘베어링고배당밸런스드60A’(11.32%),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A’(10.94%) 등은 주식혼합형펀드임에도 1년간 11% 안팎의 수익으로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성과(4.30%)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견조한 성과 덕분에 일부 배당주펀드로는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줄을 잇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7129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354억원), ‘베어링고배당’(298억원), ‘삼성배당주장기증권’(205억원) 등이 돈 들어오는 배당주펀드로 꼽힌다.

○“단기 투자자는 차익 실현해야”

본격적인 연말 배당시즌을 두 달여 남겨놓고 배당주펀드가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찍자 투자자들은 환매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투자자라면 연말까지 보유하는 전략으로 배당 수익률을 추가로 누려보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갈수록 펀드 투자 주기가 짧아지는 가운데 단기 투자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투자를 시작해 10% 넘는 수익을 냈다면 배당 여부에 상관없이 환매해 놓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전체 투자금을 환매하기보다는 초과 수익을 낸 만큼 차익을 실현해두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 수익과 함께 적어도 내년까지는 안정적 배당을 주는 중형주들이 견조한 성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당주 펀드의 추가 수익 여력이 있는 만큼 일부 수익만 환매한 뒤 계속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