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판교 시대를 연 엔씨소프트가 20일 취업준비생을 새 사옥으로 초청,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400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은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스파, 메디컬센터, 중앙정원 등을 둘러보고 직무별 간담회 및 선배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지난 8월 판교 시대를 연 엔씨소프트가 20일 취업준비생을 새 사옥으로 초청,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400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은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스파, 메디컬센터, 중앙정원 등을 둘러보고 직무별 간담회 및 선배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엔씨소프트 채용설명회.’

지난 20일 낮 12시.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를 나오자 이런 내용의 X배너가 길 안내를 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 R&D(연구개발)센터까지 550m’란 이정표도 보였다.

지난 8월 서울 삼성동 시대를 접고 ‘판교 시대’를 연 대한민국 ‘벤처 1세대’ 엔씨소프트.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채용설명회 ‘Dream UP(業)! NC’를 열었다. 새 사옥은 삼성동보다 5배 커진 지하 5층~지상 12층 규모로 N타워와 C타워로 이뤄졌다. 면적은 축구장 15배에 이른다.

엔씨소프트 설명회엔 사전 선착순으로 500명이 신청해 이 중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채용설명회는 ‘공채 선배와의 대화’ ‘사내투어’ ‘직무별 간담회’ ‘임원·인사팀의 하반기 채용Q&A’ 등으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됐다.

스파·실내골프장…3만여권 도서관도

채용설명회의 첫 코스는 사내투어. C타워 1층 입구 왼쪽엔 리니지 캐릭터와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용품 등 기념품을 파는 브랜드숍이 있었다. N타워 입구에 있는 ‘웃는 땅콩’이란 어린이집에선 40여명의 선생님들이 약 150명의 직원 자녀를 돌본다.

엔씨소프트 피트니스센터
엔씨소프트 피트니스센터
지하 1층엔 푸드코트가 있고, 지하 2층엔 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스파를 갖췄다. 스파는 오전, 점심, 퇴근 후 세 차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파 한편엔 찜질방과 회의공간이 있어 팀 회의를 이곳에서 하기도 한다. 최근 직장인들의 취미를 반영해 실내골프장도 운영하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미혼 엔씨인은 회사에서 밥 먹고 자고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 돈 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N타워 2층 메디컬센터엔 전문의가 상주하며 임직원의 건강 관리도 해주고 있다. 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NC인들에겐 ‘물리치료과’가 큰 인기다. 바로 옆엔 아기를 둔 여직원을 위한 착유실과 여성휴게실도 눈에 띄었다. 12층엔 3만여권의 장서와 멀티미디어 자료가 비치된 ‘NC라이브러리’와 휴식공간인 하늘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사옥은 김택진 대표가 ‘꿈을 실현하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의 한 표현이다. 1997년 3월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세계 온라인 게임(MMORPG)시장을 주도해 왔다. 리니지1·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같은 온라인게임 대작을 터뜨리면서 지난해는 75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엔 프로야구단까지 창단해 ‘즐거운 문화’를 나누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임직원은 2200명으로, 이 중 게임 개발과 사업 담당 인원이 약 70%다.

선배와의 대화, 직무별 간담회 ‘인기’

사내탐방이 끝나자 곧이어 직무별 간담회로 이어졌다. 간담회는 이번 공채로 선발하는 개발, 경영지원 등 4개 직군 11개 분야의 실무자 3~4명과 그와 비슷한 수의 지원자가 마주앉아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총무·HRD(인사) 세션에 참가한 한 구직자는 ‘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채용담당자는 ‘쓰레기통 위치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좋은 쪽으로 옮기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원자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전공 등의 문제로 경영지원을 선택했다”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채용담당자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기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잘하는 직무로 입사해 게임을 즐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공채 선배가 말하는 엔씨소프트’도 인기였다. 구직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다음달 6일 치르는 엔씨테스트. 엔씨테스트는 인·적성 검사와 직무별 엔씨테스트로 나뉜다. 이는 직무별로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시험 시간과 문항 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민영 게임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 주임(공채 12기)은 “게임의 ‘게’자도 모를 만큼 지식이 없었지만 어학 능력을 살려 국가 간 커뮤니케이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면접은 어떻게 진행될까. 1차 면접은 직무별 팀장급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실무면접이다. 김 주임은 채용 1차 면접에서 ‘자신을 사물에 비유해 외국어로 설명하라’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을 면접관에게 꼭 읽도록 설득해보라’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김상진 게임기획팀 주임은 ‘얼마나 게임을 잘 알고 있나’ ‘어떤 게임을 해봤고 게임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2차 임원면접 땐 ‘가족 문제로 힘든 친구를 위해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인사팀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에 지원하기에 앞서 핵심가치를 잘 기억하라”며 “리니지와 아이온을 탄생시킨 ‘우주정복’ 정신을 갖고 진지하게 도전한다면 꼭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 끝까지 참가한 기동인 씨(서강대 경영학과 4)는 “처음엔 회사의 시설에 놀랐고 채용설명회를 다 듣고선 나도 모르게 엔씨소프트 팬이 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도희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김은진 한국경제매거진 인턴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