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기꺼이 사고싶은 제품 만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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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 구본준, 근본적 물음을 던지다
'돌직구' 던진 LG 구원투수
'뛰어난가' 대신 '팔리겠는가' 임직원 냉철한 제품 평가 강조
'돌직구' 던진 LG 구원투수
'뛰어난가' 대신 '팔리겠는가' 임직원 냉철한 제품 평가 강조
“여러분이 고객이라면 LG전자의 제품을 주저없이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구 부회장은 ‘뛰어난 제품인가’가 아니라 ‘팔리는 제품인가’를 물으며 고객의 눈높이에서 냉철하게 제품을 평가할 것을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이 달로 대표이사 취임 3년째를 맞았다. 그는 LG전자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맞게 되자 2010년 10월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됐다.
취임 후 줄곧 위기 수습에 매달렸던 그는 올해 글로벌 전략폰 G2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본격 부활을 노리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사내 조회를 통해 “LG전자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있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구개발(R&D)이나 특정 기능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의 과정과 판단 기준을 완전히 고객에게 맞추지 않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는지 근본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달 조회에서도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조하며 고객의 시각과 시장 평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좋아하고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고객의 생활과는 너무 먼 기능들은 마음에서 쉽게 멀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다져온 체력을 기반으로 이젠 기술 선도에서 시장 선도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구 부회장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을 때,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어 휴대전화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단독기준으로 2009년 2조7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1700억원으로 줄었다.
마운드에 오른 구 부회장이 택한 구질은 정면돌파형 돌직구였다. 강한 실행력을 앞세워 ‘독한 LG전자’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휴대전화 사업을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고 전체 연간 영업이익도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고비를 넘겼지만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TV 시장은 정체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 애플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고 ZTE,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은 위협적으로 쫓아오고 있다. 구 부회장이 이끈 체질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이를 의식해 구 부회장은 “G2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경쟁사의 새로운 제품도 출시됐다”며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휴대폰과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부문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은 LG전자만이 가진 가능성으로 봤다. 구 부회장은 “이 역량이 합쳐지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어려운 환경의 연속이지만 전사가 똘똘 뭉쳐 매출을 확대하고 건강한 수익을 내자”고 격려했다.
내부적으로는 ‘업무의 효율’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보고를 30% 줄일 것을 지시했다. 구 부회장은 “서로 다른 조직에서 동일한 내용을 보고하거나 이미 보고한 내용을 다시 해 구성원들의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며 “조직 간에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리더들이 협업하면 구성원 모두가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구 부회장은 ‘뛰어난 제품인가’가 아니라 ‘팔리는 제품인가’를 물으며 고객의 눈높이에서 냉철하게 제품을 평가할 것을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이 달로 대표이사 취임 3년째를 맞았다. 그는 LG전자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맞게 되자 2010년 10월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됐다.
취임 후 줄곧 위기 수습에 매달렸던 그는 올해 글로벌 전략폰 G2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본격 부활을 노리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최근 사내 조회를 통해 “LG전자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있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구개발(R&D)이나 특정 기능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의 과정과 판단 기준을 완전히 고객에게 맞추지 않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는지 근본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달 조회에서도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조하며 고객의 시각과 시장 평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좋아하고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고객의 생활과는 너무 먼 기능들은 마음에서 쉽게 멀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다져온 체력을 기반으로 이젠 기술 선도에서 시장 선도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구 부회장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을 때,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어 휴대전화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단독기준으로 2009년 2조7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1700억원으로 줄었다.
마운드에 오른 구 부회장이 택한 구질은 정면돌파형 돌직구였다. 강한 실행력을 앞세워 ‘독한 LG전자’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휴대전화 사업을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고 전체 연간 영업이익도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고비를 넘겼지만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TV 시장은 정체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 애플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고 ZTE,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은 위협적으로 쫓아오고 있다. 구 부회장이 이끈 체질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이를 의식해 구 부회장은 “G2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경쟁사의 새로운 제품도 출시됐다”며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휴대폰과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부문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은 LG전자만이 가진 가능성으로 봤다. 구 부회장은 “이 역량이 합쳐지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어려운 환경의 연속이지만 전사가 똘똘 뭉쳐 매출을 확대하고 건강한 수익을 내자”고 격려했다.
내부적으로는 ‘업무의 효율’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보고를 30% 줄일 것을 지시했다. 구 부회장은 “서로 다른 조직에서 동일한 내용을 보고하거나 이미 보고한 내용을 다시 해 구성원들의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며 “조직 간에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리더들이 협업하면 구성원 모두가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