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산운용사(투신)가 선호하는 업종이 장기적으로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근환 연구원은 "추종지수 변경에 따른 뱅가드의 매도와 미국의 출구전략 파장으로 올 상반기 10조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7월 이후에는 전날까지 13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수급의 관점에서 7월 이후 상승장은 외국인 매수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7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계 자동차 통신서비스 등이다. 그러나 이 기간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자산운용사의 매수가 집중된 조선 은행 화학 소프트웨어 에너지 등 소재 및 산업재였다. 자산운용사는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매도해 소재와 산업재에 집중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노 연구원은 "3분기만 놓고 본다면 포트폴리오 성과면에서 자산운용사가 승리한 싸움"이라며 "그러나 유입자금의 열세로 장기적으로는 자산운용사에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산운용사가 집중 매수한 업종들의 주가는 상당수가 낙관적인 전망을 거의 모두 반영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 자산운용사의 주요 자금공급원인 가계의 개인자금은 주식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있다.

그는 "가계자금의 이탈은 주가 상승에 따른 환매 욕구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분히 구조적인 것"이라며 "지난 수년간 가계 소비지출 증가율은 소득증가율에 못 미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연기금과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계자금 이탈이 지속되면 특정 업종에 대한 자산운용사의 집중 매수는 머지 않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