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골리앗 머스크, 대우조선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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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쉴러 부사장
연료비 줄고 적재량은 늘어…컨테이너선박 기술력 인정…16척 추가로 인도받을 것
연료비 줄고 적재량은 늘어…컨테이너선박 기술력 인정…16척 추가로 인도받을 것

쉴러 부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3차 글로벌녹색성장포럼(3GF)’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양호한 실적은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이 배를 잘 만들어준 덕분”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6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머스크 맥키니 몰로’를 시작으로 모두 4척의 1만8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을 최근 인도받았다. 앞으로 16척을 더 받겠다는 얘기다.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이기도 한 쉴러 부사장은 “이 컨테이너선들은 머스크가 기존에 운용하던 1만5500TEU급에 비해 연료비를 20% 아낄 수 있으면서도 적재량은 16%가량 더 많다”며 “탄소배출량도 50% 이상 줄어들었다”고 소개했다.
머스크는 지난 5년간 큰 폭의 운임 인상 없이 운항 효율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전략을 택해왔다.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고효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구입한 것도 비용 절감의 일환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고 머스크 측은 설명했다.
머스크는 당초 지난 6월 ‘머스크 맥키니 몰로’의 시험 운항을 마친 뒤 글로벌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돌연 취소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료 효율성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와 이를 숨기기 위해 취소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선박의 연료 효율성은 해운사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운사의 중요한 영업기밀로 통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더 많이 실으면서도 연료는 적게 드는 고효율 선박이 대세”라며 “머스크를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펜하겐=박병종/김대훈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