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1위 로슈와 손잡다…미래 걸고 키우는 바이오사업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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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장기위탁 생산
자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투트랙'
반도체 양산기술 바이오 적용
자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투트랙'
반도체 양산기술 바이오 적용
삼성이 바이오·제약에서 ‘글로벌 3위 도약’을 목표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7월 세계 10위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세계 1위 항체의약품업체인 로슈와도 손을 잡았다.
2010년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해 뒤늦게 뛰어든 삼성이,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로슈와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로슈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 제약사다.
인천 송도에 있는 생산시설에서 로슈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해주는 게 계약 내용이다. 삼성은 올초 3만L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 송도 1공장을 완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엔 미국 BMS와도 10년간 CMO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18만L로 확대해 론자,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은 세계 3대 CMO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로슈와의 계약은 3대 CMO 업체 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로슈는 지난해 매출 56조원의 절반을 ‘허셉틴’(유방암) ‘리툭산’(림프종) ‘아바스틴’(대장·폐암) 등 바이오의약품 3총사가 책임질 정도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높은 회사여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세계 1위 바이오제약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세계적 리더가 되겠다는 삼성의 꿈을 향한 중대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로슈는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삼성과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세계 항체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500억달러 규모에서 2017년 900억달러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에서 로슈의 3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한다. 향후 시장수요와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위탁생산망이 필요하다는 게 로슈 측의 판단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라프레 로슈그룹 수석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늘어나는 항체의약품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제조역량에 대한 확신이 삼성과의 장기 생산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10년 뒤 삼성 먹거리
삼성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삼성은 당시 바이오·제약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등과 함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제약에서 2조1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연매출 1조8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잇따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준비를 해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바이오·제약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건 전자사업에서 입증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기술에 대한 자신감에서 기인한다. 반도체에서 확보한 양산기술을 바이오 산업에도 적용해 첨단 바이오 의약품을 낮은 비용에 대량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와 첨단 의약품은 클린룸 관리 등 생산공정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산요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에서 전자 기술을 습득해 마침내 그들을 따라잡은 것처럼 바이오·제약에서도 결국 제약사들을 따라잡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삼성은 최근 1~2년간 제약업계에서 상당한 견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런 의심과 난관을 뚫고 세계 1위 로슈와 계약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5대 신수종 사업 중 바이오·제약 사업이 자동차 배터리와 함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형호/김현석 기자 chsan@hankyung.com
2010년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해 뒤늦게 뛰어든 삼성이,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로슈와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로슈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 제약사다.
인천 송도에 있는 생산시설에서 로슈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해주는 게 계약 내용이다. 삼성은 올초 3만L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 송도 1공장을 완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엔 미국 BMS와도 10년간 CMO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18만L로 확대해 론자,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은 세계 3대 CMO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로슈와의 계약은 3대 CMO 업체 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로슈는 지난해 매출 56조원의 절반을 ‘허셉틴’(유방암) ‘리툭산’(림프종) ‘아바스틴’(대장·폐암) 등 바이오의약품 3총사가 책임질 정도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높은 회사여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세계 1위 바이오제약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세계적 리더가 되겠다는 삼성의 꿈을 향한 중대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로슈는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삼성과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세계 항체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500억달러 규모에서 2017년 900억달러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에서 로슈의 3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한다. 향후 시장수요와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위탁생산망이 필요하다는 게 로슈 측의 판단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라프레 로슈그룹 수석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늘어나는 항체의약품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제조역량에 대한 확신이 삼성과의 장기 생산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10년 뒤 삼성 먹거리
삼성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삼성은 당시 바이오·제약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등과 함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제약에서 2조1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연매출 1조8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잇따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준비를 해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바이오·제약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건 전자사업에서 입증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기술에 대한 자신감에서 기인한다. 반도체에서 확보한 양산기술을 바이오 산업에도 적용해 첨단 바이오 의약품을 낮은 비용에 대량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와 첨단 의약품은 클린룸 관리 등 생산공정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산요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에서 전자 기술을 습득해 마침내 그들을 따라잡은 것처럼 바이오·제약에서도 결국 제약사들을 따라잡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삼성은 최근 1~2년간 제약업계에서 상당한 견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런 의심과 난관을 뚫고 세계 1위 로슈와 계약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5대 신수종 사업 중 바이오·제약 사업이 자동차 배터리와 함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형호/김현석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