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22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감사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고 발전적 제언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야가 연일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의혹 공방을 벌이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2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고 말한 이후 국정원 논란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쟁에 휩싸이는 대신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민생 살리기에만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이런 흐름이 이어져서 경기가 확실히 살아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 계류된 법안을 하나씩 나열한 뒤 “민생을 얘기하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먼저 이런 것들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2조원 이상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나 7성급 호텔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관광진흥법,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득세법과 주택법, 창업초기 기업과 벤처기업 등이 온라인을 통해 투자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등 법안 하나하나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직접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관련 규제와 법규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각종 법안을 꼭 통과시켜 줄 것을 정치권에 당부드린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증세론에 대해서는 “정부는 불요불급한 곳에서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는지 지속 점검하고,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며 “정치권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에 최선을 다한 다음 그래도 복지를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면 그때 가서 증세를 얘기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