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긴급 토론회 "호통만 치는 국감…차라리 없애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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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졸속·부실 국정감사를 왜 계속 지켜봐야 하나.” “기업인들 불러 망신주는 게 전부인 데다 정책감사는 없고 온통 정쟁뿐이다.”
국회 국정감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졸속·부실감사 호통감사 정쟁감사 등 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긴급 토론회에선 ‘국감 폐지론’까지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선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국정감사,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대학교수 등이 국감 파행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전문성 없는 졸속감사 문제…정책은 없고 비난·흠집내기만
◆“이런 국감 왜 하나”
토론회는 시작부터 국회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회를 개혁하자는 얘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은 귀가 먹었나 보다”며 “국감만 하더라도 여전히 정책감사가 아닌 상대방 비난, 흠집 내기로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졸속 국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 교수는 “국감이 20일간 진행되는데, 상임위원회별로 40~50개 기관을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훑는다”며 “그러다 보니 의원들은 보좌관이 적어주는 대로 말하게 되고, 심층 분석이 안 되니 호통만 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헷갈려 하는 것 같다”며 “국정원 댓글이나 북방한계선(NLL) 문제, 동양 사태 등은 국정조사감이지 국감에서 다룰 사안이 아닌데 모든 걸 20일 동안 다 다루려 한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 의원 이름 알리는 자리로 변질…상시 국정감사제 도입해야
◆“이게 기업감사지 국정감사냐”
기업인을 대거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여야는 올해 국감에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 경영자를 비롯한 200여명의 기업인을 불렀다. 국감에 부른 증인·참고인 네 명 중 세 명이 기업인일 정도다.
김형준 교수는 “국감에서 다룰 현안과 딱히 관계없는 기업인을 부르고, 3~4시간 기다리게 한 뒤 10분의 답변 기회만 준다”며 “이러니 국감이 아닌 기업감사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은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과 로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들이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배경에 순수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국감에서 기업인을 불러 납품단가 인하, 대리점주 횡포 등을 물어보는데 이건 행정부가 할 일이지 국감에서 다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기업인을 통해 인기를 얻으려 한다”며 “여당 의원들조차 ‘기업인들 국감에 나오면 기업 홍보도 되고 좋지 않느냐’고 말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 의원 이름 알리는 자리로 변질…상시 국정감사제 도입해야
◆국감 파행 막을 장치 도입해야
토론회에선 국감 파행을 막을 해법도 집중 논의됐다. 김형준 교수는 ‘상시 국정감사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정기 국회 때 국감을 할 게 아니라 상임위별로 1년 중 30일가량 국감을 열자는 것. 김 교수는 “예산과 법안을 처리해야 할 정기 국회가 국감에 발목을 잡힌 탓에 연말 예·결산까지 파행으로 치닫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호 교수도 “상시 국감을 도입하되 상임위 소위원회 주도로 진행해 의원들이 국감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장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감 폐지론’을 폈다. 그는 “국감의 본래 목적과 기능이 변질된 상황에선 (국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명/최진석 기자 chihiro@hankyung.com
국회 국정감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졸속·부실감사 호통감사 정쟁감사 등 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긴급 토론회에선 ‘국감 폐지론’까지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선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국정감사,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대학교수 등이 국감 파행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전문성 없는 졸속감사 문제…정책은 없고 비난·흠집내기만
◆“이런 국감 왜 하나”
토론회는 시작부터 국회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회를 개혁하자는 얘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은 귀가 먹었나 보다”며 “국감만 하더라도 여전히 정책감사가 아닌 상대방 비난, 흠집 내기로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졸속 국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 교수는 “국감이 20일간 진행되는데, 상임위원회별로 40~50개 기관을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훑는다”며 “그러다 보니 의원들은 보좌관이 적어주는 대로 말하게 되고, 심층 분석이 안 되니 호통만 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헷갈려 하는 것 같다”며 “국정원 댓글이나 북방한계선(NLL) 문제, 동양 사태 등은 국정조사감이지 국감에서 다룰 사안이 아닌데 모든 걸 20일 동안 다 다루려 한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 의원 이름 알리는 자리로 변질…상시 국정감사제 도입해야
◆“이게 기업감사지 국정감사냐”
기업인을 대거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여야는 올해 국감에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 경영자를 비롯한 200여명의 기업인을 불렀다. 국감에 부른 증인·참고인 네 명 중 세 명이 기업인일 정도다.
김형준 교수는 “국감에서 다룰 현안과 딱히 관계없는 기업인을 부르고, 3~4시간 기다리게 한 뒤 10분의 답변 기회만 준다”며 “이러니 국감이 아닌 기업감사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은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과 로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들이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배경에 순수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국감에서 기업인을 불러 납품단가 인하, 대리점주 횡포 등을 물어보는데 이건 행정부가 할 일이지 국감에서 다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기업인을 통해 인기를 얻으려 한다”며 “여당 의원들조차 ‘기업인들 국감에 나오면 기업 홍보도 되고 좋지 않느냐’고 말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 의원 이름 알리는 자리로 변질…상시 국정감사제 도입해야
◆국감 파행 막을 장치 도입해야
토론회에선 국감 파행을 막을 해법도 집중 논의됐다. 김형준 교수는 ‘상시 국정감사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정기 국회 때 국감을 할 게 아니라 상임위별로 1년 중 30일가량 국감을 열자는 것. 김 교수는 “예산과 법안을 처리해야 할 정기 국회가 국감에 발목을 잡힌 탓에 연말 예·결산까지 파행으로 치닫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호 교수도 “상시 국감을 도입하되 상임위 소위원회 주도로 진행해 의원들이 국감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장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감 폐지론’을 폈다. 그는 “국감의 본래 목적과 기능이 변질된 상황에선 (국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명/최진석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