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향근 이사장 "K팝은 빙산의 일각…세종학당이 韓流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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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세종학당재단 출범 1년 맞아
51개국 117곳 운영…1곳당 年3300만원 지원
中공자학당은 年5억원…정부·기업지원 늘려야
51개국 117곳 운영…1곳당 年3300만원 지원
中공자학당은 年5억원…정부·기업지원 늘려야
“K팝이나 드라마 같은 한류(韓流)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수면 아래에는 큰 시장이 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세종학당은 문화교류를 넘어 한국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24일 세종학당재단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2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내 세종학당재단 본부에서 만난 송향근 이사장(56·사진)은 한국 기업의 시장 확대와 연관지어 세종학당 육성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학자’가 아닌 ‘CEO(최고경영자)’ 같았다.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하는 세종학당 학생 중 한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세종학당이 숫자가 늘어나고 교육생이 많아질수록 세계 속의 한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한국 기업들의 시장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지요. 기업 입장에선 세종학당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부산외국어대 한국어문학부 교수이기도 한 송 이사장은 2011년 세종학당재단의 전신인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세종학당과 인연을 맺었다. 한글 세계화 운동과의 인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2001년 핀란드 헬싱키대 동아시아학과 초빙교수로 있을 때 한국어 수업을 담당했고, 이후 부산외대로 복귀하면서 교내 연구실을 나와 활동무대를 넓혔다. 2007년 해외 한국어 보급을 담당하던 한국어세계화재단에 이사로 참여한 뒤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 법정재단으로 확대 개편된 세종학당재단을 맡게 됐다.
3년 임기 중 3분의 1을 보낸 송 이사장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초대 이사장으로서 ‘바닥 다지기’였다. “1년 동안 학당 수가 43개국 90곳에서 51개국 117곳으로 늘었습니다. 학당 한 곳당 연간 3300만원 정도를 지원했습니다. 시설 임대료·인건비로 대부분 쓰였지요. 이는 중국의 ‘공자학당’이 학당 한 곳에 5억원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6% 수준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예산을 늘리기 위해 국회를 드나들고 기업인들을 만나 설명하느라 바빴던 1년입니다.”
송 이사장이 말한 ‘공자학당’은 세종학당의 롤모델이다.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보급하고자 1987년 설립된 공자학당은 112개국 900여곳에 산재해 있다. 연간 예산은 360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송 이사장은 “세종학당의 내년 예산은 91억원으로 올해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내실 있는 운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을 마쳐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중국의 공자학당 외에도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137개국 1000여곳),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93개국 158곳)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원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당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세계 각지의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세종학당을 찾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24일 세종학당재단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2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내 세종학당재단 본부에서 만난 송향근 이사장(56·사진)은 한국 기업의 시장 확대와 연관지어 세종학당 육성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학자’가 아닌 ‘CEO(최고경영자)’ 같았다.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하는 세종학당 학생 중 한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세종학당이 숫자가 늘어나고 교육생이 많아질수록 세계 속의 한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한국 기업들의 시장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지요. 기업 입장에선 세종학당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부산외국어대 한국어문학부 교수이기도 한 송 이사장은 2011년 세종학당재단의 전신인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세종학당과 인연을 맺었다. 한글 세계화 운동과의 인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2001년 핀란드 헬싱키대 동아시아학과 초빙교수로 있을 때 한국어 수업을 담당했고, 이후 부산외대로 복귀하면서 교내 연구실을 나와 활동무대를 넓혔다. 2007년 해외 한국어 보급을 담당하던 한국어세계화재단에 이사로 참여한 뒤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 법정재단으로 확대 개편된 세종학당재단을 맡게 됐다.
3년 임기 중 3분의 1을 보낸 송 이사장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초대 이사장으로서 ‘바닥 다지기’였다. “1년 동안 학당 수가 43개국 90곳에서 51개국 117곳으로 늘었습니다. 학당 한 곳당 연간 3300만원 정도를 지원했습니다. 시설 임대료·인건비로 대부분 쓰였지요. 이는 중국의 ‘공자학당’이 학당 한 곳에 5억원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6% 수준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예산을 늘리기 위해 국회를 드나들고 기업인들을 만나 설명하느라 바빴던 1년입니다.”
송 이사장이 말한 ‘공자학당’은 세종학당의 롤모델이다.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보급하고자 1987년 설립된 공자학당은 112개국 900여곳에 산재해 있다. 연간 예산은 360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송 이사장은 “세종학당의 내년 예산은 91억원으로 올해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내실 있는 운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을 마쳐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중국의 공자학당 외에도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137개국 1000여곳),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93개국 158곳)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원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당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세계 각지의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세종학당을 찾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