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SK텔레콤 등 통신3사의 휴대폰 보조금 조사에 들어갔다. 한동안 냉각됐던 보조금 경쟁이 최근 다시 과열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사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통신사 본사와 전국 주요 지사,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조사 결과 보조금으로 이용자를 차별한 것으로 드러난 통신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보조금 경쟁 과열을 주도한 사업자에는 영업정지 조치를 추가하는 등 ‘본보기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난 7월 휴대폰 보조금을 차별 지급한 이동통신 3사에 66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보조금 과열 경쟁을 주도한 KT엔 7일간 단독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보조금 시장은 다소 안정됐다. 그러나 8월 말 이후 다시 과열되기 시작한 것으로 방통위는 보고 있다. 시장이 과열된 것은 통신사가 연말 가입자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신제품이 대거 나오면서 기존 휴대폰 단말기 재고를 소진하려는 움직임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방통위 규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등 통신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데 방통위가 또 시장조사에 나서면 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것”이라며 “적어도 재고 소진은 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