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18분 '악!'…장중 10억 달러 전격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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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50원 사수'…정부·한은 시장개입
"당분간 1060원 안팎에서 횡보 가능성"
"당분간 1060원 안팎에서 횡보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로 떨어진 24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외환딜러들이 전화로 거래 상황을 점검하는 등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70973.1.jpg)
◆외환당국 사전 협의
24일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단기 급락에 대한 부담으로 20전 오른 1056원에 출발했다. 하지만 곧장 하락세로 전환해 1055원 선 근처에서 횡보하던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18분께 1054원30전까지 하락했다. 장중 기준으로 연중 최저점이던 1054원50전(1월15일)을 밑돌면서 2011년 8월2일(1050원)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기재부와 한은 국제담당 국장이 공동으로 “과도한 쏠림이 계속될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구두 경고를 내놨다. 지난 19일 국제담당 과장의 경고성 발언이 시장에 먹히지 않자 국장까지 나선 것이다. 그것도 기재부와 한은 두 기관이 함께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에 머물지 않고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들였다. 매입 규모는 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시장 개입은 환율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 기재부와 한은이 사전 협의해 진행한 것”이라며 “앞으로 공기업이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하는 것도 억제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수요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안정 보고서 발표가 임박해 외환당국이 쉽게 시장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등 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점도 이날 공개적으로 시장 개입을 한 배경으로 해석하고 있다.
![2시18분 '악!'…장중 10억 달러 전격매입](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72108.1.jpg)
◆1050원은 임계점
최근 외환당국 안팎에서는 1050원이 ‘임계점’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5년2개월간 1050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다 실탄까지 쏟아붓고 있어 당분간 환율 하락 흐름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단 1060원 안팎에서 횡보하거나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하락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큰 흐름을 되돌리긴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늦춰지는 데다 외국인 주식 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서다. 한 외국계 은행 지점 딜러는 “수출 대기업들의 달러 매도 심리를 바꾸는 것이 원화 강세 일변도의 시장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실패할 경우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자칫 시장과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정환/이심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