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라는 제품으로 유명한 컴퓨터 보안업체 안랩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미래를 대비해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안랩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억65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92% 급감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은 314억5700만원으로 3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은 5억6400만원으로 89% 줄었다.

안랩 관계자는 “지능형 지속 위협(APT) 방어 솔루션 등에 대한 R&D 투자비를 늘렸고, 사람도 더 뽑으면서 비용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APT는 특정 공격 목표를 정해놓고 오랜 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침입해 네트워크를 장악한 뒤 동시다발로 공격을 가하는 해킹 방법이다.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 해킹 사건, 올 3월 언론사 금융사 전산망 마비 사태 등이 모두 APT 공격에 따른 것으로 파악돼 이에 대한 방어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보안 업계의 현안이다.

안랩은 올해의 선행 투자를 발판으로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APT 방어 솔루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기업 네트워크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잠재 보안 위협을 찾아내는 수익 보안 대응 제품 ‘트러스와처’를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안랩 측은 “V3 신제품군 수요가 늘고 있고 보안관제·보안컨설팅 등의 서비스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APT 선행 투자의 결과가 가시화되면 실적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