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조 아님' 통보…전교조, 2~3년간 소송戰 '버티기'

교육현장 '대혼란' 불가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4일 열린 전교조의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조합원이 김정훈 위원장의 머리에 띠를 둘러주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23일까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아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고 발표했다.

방 장관은 “규약 시정 명령에 전교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거부를 결정해 법에 따라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 장관은 “학생 학습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전교조의 집단행동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외노조가 되면서 전교조는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과 단체협약 교섭·체결권을 잃었다. 노조 전임자 76명은 학교 현장에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 장관은 “25일 전국 시·도교육청의 관련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복귀 방침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강원·광주·전북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전교조를 계속 협상 상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정부 방침과 헌법 정신, 국제 규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교육감 재량권 내에서 향후 방향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전임자 복귀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일부 교육감들 사이에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교조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 및 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앞으로 연가 투쟁, 공동 수업 등 집단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사가 단체행동을 하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것은 물론 학교장 및 학부모 등과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신중을 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나선 전교조 교사에 대한 파면 등 징계가 이뤄지면 교육계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교조의 강경 투쟁은 짧게는 내년 6월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까지, 길게는 이날 제기한 소송이 마무리되는 2~3년 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노조 전임자 76명이 학교로 복귀하면 조직이 와해될 것으로 전교조가 판단하고 있어 소송전을 벌일 것”이라며 “소송이 끝나기까지 학교 현장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23일 해직 교사 조합원 인정 규약을 시정하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할 것이라고 ‘최후 통첩’했다. 이에 전교조는 지난 16~18일 조합원 총투표에서 규약을 바꾸지 않기로 해 법외노조화를 스스로 결정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