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종시에선…] 화장실 변기 2~3개…출퇴근 때 '아수라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입주 1년, 안전행정부 그동안 뭘 했길래
뒤늦게 늘린다고 '난리'…곳곳에 공사판
"설계 엉터리…안행부 직접 겪어야 체감"
뒤늦게 늘린다고 '난리'…곳곳에 공사판
"설계 엉터리…안행부 직접 겪어야 체감"
요즘 정부세종청사 안에선 느닷없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기존의 좁은 화장실을 뜯어내고 공간 자체를 넓히고 있는 것. 변기 수가 적어 불편하다는 공무원의 민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화장실뿐만 아니다. 청사 정문을 다시 뚫고, 창문을 새로 만드는 등 세종청사는 입주 1년 가까이 ‘보수 중’이다. 서울에 근무하며 세종청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안전행정부 공무원의 탁상행정이 이 같은 ‘공사판’을 낳았다는 원성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1년째 공사판
24일 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이번 공사로 새로 생기는 화장실은 3곳, 변기 수는 47개다. 예산 2억9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한 세종청사 공무원은 “변기가 달랑 2개뿐인 화장실이 많아 볼일을 보려면 다른 층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애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을 지금 와서 고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세종청사 변기당 사용자 수는 4.4명으로 과천청사의 8.3명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면적이 넓은 세종청사의 특성상 화장실 간 거리는 오히려 멀어져 공무원들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출퇴근길의 화장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사무관은 “빈 화장실을 찾아 종종걸음을 할 때마다 욕이 절로 나온다”며 “도대체 누가 초기 설계를 했는지 단단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흥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획재정부가 입주해 있는 4동 건물의 정문 반대쪽엔 7억원이 투입된 새 정문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정문이 너무 좁아 불편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얼마 전엔 사무실 벽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는 소동까지 벌였다. 한 공무원은 “설계할 때부터 잘하면 됐을 것을 중간에 공사한다고 건물을 다 뜯어내고 뭐하는 짓이냐”고 비꼬았다.
◆“2단계만 편애하냐”
이런 지적이 끊이지 않자 안행부는 올 연말 2단계로 입주할 보건복지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의 건물 내부 설계를 최근 변경했다. 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당초 209개의 화장실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42개를 늘려 251개를 만들기로 했다. 주차장 대수도 1085대에서 2578대로 1493대 늘리고 주차타워 건설도 고려 중이다. 복도 폭도 30㎝를 줄여 그만큼 사무실 공간을 넓게 확보하기로 했다. 2단계 건물엔 환기창도 1000개 더 만든다.
문제는 이미 입주해 있는 부처와의 형평성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공무원은 “먼저 세종시에 내려와 고생한 우리는 엉터리 설계 건물을 쓰고, 나중에 내려온 부처들에는 제대로 된 건물을 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안행부도 내려와라”
세종청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안행부가 서울청사에 있다는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세종청사 공무원은 “서울에서 일하는 안행부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 대책 마련이 되겠느냐”며 “내려와서 직접 보고 겪어야 불편함을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열린 안행부 국정감사에서 안행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화두가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에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부합하고 세종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행정부처 관리 주체인 안행부가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안행부는 대통령의 정부 내 일정과 국무회의 준비 등을 위해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결정이 진작에 내려진 상황”이라며 “서울에 있다고 해서 세종청사 관리를 소홀히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고은이/김우섭 기자 koko@hankyung.com
◆1년째 공사판
24일 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이번 공사로 새로 생기는 화장실은 3곳, 변기 수는 47개다. 예산 2억9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한 세종청사 공무원은 “변기가 달랑 2개뿐인 화장실이 많아 볼일을 보려면 다른 층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애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을 지금 와서 고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세종청사 변기당 사용자 수는 4.4명으로 과천청사의 8.3명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면적이 넓은 세종청사의 특성상 화장실 간 거리는 오히려 멀어져 공무원들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출퇴근길의 화장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사무관은 “빈 화장실을 찾아 종종걸음을 할 때마다 욕이 절로 나온다”며 “도대체 누가 초기 설계를 했는지 단단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흥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획재정부가 입주해 있는 4동 건물의 정문 반대쪽엔 7억원이 투입된 새 정문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정문이 너무 좁아 불편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얼마 전엔 사무실 벽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는 소동까지 벌였다. 한 공무원은 “설계할 때부터 잘하면 됐을 것을 중간에 공사한다고 건물을 다 뜯어내고 뭐하는 짓이냐”고 비꼬았다.
◆“2단계만 편애하냐”
이런 지적이 끊이지 않자 안행부는 올 연말 2단계로 입주할 보건복지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의 건물 내부 설계를 최근 변경했다. 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당초 209개의 화장실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42개를 늘려 251개를 만들기로 했다. 주차장 대수도 1085대에서 2578대로 1493대 늘리고 주차타워 건설도 고려 중이다. 복도 폭도 30㎝를 줄여 그만큼 사무실 공간을 넓게 확보하기로 했다. 2단계 건물엔 환기창도 1000개 더 만든다.
문제는 이미 입주해 있는 부처와의 형평성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공무원은 “먼저 세종시에 내려와 고생한 우리는 엉터리 설계 건물을 쓰고, 나중에 내려온 부처들에는 제대로 된 건물을 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안행부도 내려와라”
세종청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안행부가 서울청사에 있다는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세종청사 공무원은 “서울에서 일하는 안행부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 대책 마련이 되겠느냐”며 “내려와서 직접 보고 겪어야 불편함을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열린 안행부 국정감사에서 안행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화두가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에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부합하고 세종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행정부처 관리 주체인 안행부가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안행부는 대통령의 정부 내 일정과 국무회의 준비 등을 위해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결정이 진작에 내려진 상황”이라며 “서울에 있다고 해서 세종청사 관리를 소홀히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고은이/김우섭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