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는 지역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성격지도’가 나와 화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역별 사람들의 기질을 한눈에 보여주는 미국 ‘성격지도’(mood map)를 소개하며 주(州)에 따라 사람들의 기질이 차이를 보였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적의 제이슨 렌트프로우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48개 주와 워싱턴D.C. 주민 160만 명을 대상으로 성격검사를 실시해 이 지도를 완성했다.

이들은 사람들의 기질을 개방성, 외향성, 신경성(정서적 안정성), 성실성, 친화성 5가지 요인으로 분석하는 ‘성격 5요인 모델’을 토대로 검사를 진행했다.

친화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유타, 그렇지 못한 주는 워싱턴D.C로 나타났다. 개방성 면에선 친화성 항목에서 꼴등이었던 워싱턴D.C.가 1위에 올라 오명을 씻었다. 노스다코타는 개방성 점수가 가장 낮아 친숙하고 예측 가능한 것을 선호하는 지역으로 확인됐다.

가장 신경질적인 주는 웨스트버지니아였다. 유타는 신경증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침착하고 안정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증명됐다. 가장 성실한 지역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가 꼽혔고 메인주는 꼴찌를 차지했다. 외향성 면에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은 위스콘신이 1위에 올랐으며, 버몬트는 내성적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 미국 영토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과 동부연안 주들은 ‘다혈질적이며 거리낌 없는’ 지역으로, 남부와 중서부 주들은 ‘우호적이며 관습적인’ 지역으로 드러났다. 남부 선 벨트와 로키산맥 일대, 서부 연안 주들은 ‘느긋하며 창의적인’ 기질이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창의적인 성향은 개방성과 직결된다.

타임은 미국 주들이 이처럼 세 지역으로 나뉜 이유를 이주의 역사에서 찾았다. 가령 개척자들이 자리를 잡은 서부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으며 유연한 기질의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개방성은 낮지만 친화성이 높고 관습을 따르는 성향이 강한 중부 지역은 역사적으로 이주를 경험한 비율이 낮았다.

연구진은 이에 착안해 48개 주를 대상으로 미국 연방에 참여한 시기와 개방적 성향을 비교한 결과 더 뒤늦게 참여한 주일수록 개방성이 높았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덧붙였다. 이 연구는 사회심리 학술지인 ‘성격 및 사회심리학지’에 게재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