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집값·물가 '복병'…中, 긴축에 무게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24일 중국 증시는 하락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중국 당국의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압도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HSBC는 이날 중국의 10월 PMI가 5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대비 0.7포인트 올랐으며 시장 예상치(50.4)도 웃돌았다. 5월부터 3개월간 50선을 밑돌며 높아졌던 경기 후퇴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3분기(7~9월)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 거시경제의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4분기 들어 강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재가 나왔지만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1.25%)에 이어 이날도 0.86% 하락했다.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국면인 만큼 중국 정부가 유동성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동성 축소의 가장 큰 원인은 고공 행진하는 집값이다. 22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70대 주요 도시의 전년 동기 대비 집값 상승률이 9.1%로 나타나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의 신축 주택은 20% 이상 올랐다.

물가도 뛰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지난 14일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대비 0.5%포인트 오른 것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미 17일부터 시중에 대한 단기자금 공급을 중단하며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 7일물 금리는 23일 하루 동안 0.45%포인트 오른 데 이어 24일에도 장중 한때 0.78%포인트 급등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유동성 확대에 따른 부동산 가격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중국 언론도 연내에 새로운 부동산 규제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한편에서는 중국 정부가 금리 인상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긴축 기조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사회 부문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달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경제 운용에 큰 변화를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