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사진)이 애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이칸은 2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1500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당장 매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최근 애플 주식 보유량을 473만주까지 늘려 0.5%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칸이 보유한 애플 주식은 금액으로 25억달러에 달한다.

아이칸은 “만약 애플이 주당 525달러에 자사주를 매입한다면 3년 후에는 애플 주가가 12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칸은 이어 “나는 단기차익을 노릴 의도가 없다”며 “애플이 자사주 매입을 하더라도 당분간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아이칸의 서한이 공개되면서 1.32% 오른 주당 531.91달러에 장을 마쳤다. 아이칸의 애플 주식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440달러로 이미 4억달러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둬들인 상태다.

애플은 앞으로 3년간 600억달러어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1000억달러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이미 마련해놓고 있다. 아이칸은 그러나 “애플이 현금 147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 멤버 교체를 비롯해 실력 행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최소한 위임장 대결이 가능한지 테스트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이칸은) 애플을 내버려두고 빌 게이츠같이 시간을 보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칸이 그렇게 똑똑하다면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두뇌를 활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